잘 되는 게 있슈?
어렵게 보면 더 어려워 보이고
쉽게 생각하면 꼬이는
이 만만한 곳
때가 끼고 아픈 곳이다
친구는 송곳니 빠진 사자의 퇴장이
최종 은퇴라 하고
은퇴는 죽음이라는 질서를 얘기한다
어언 사십 년
설렁설렁 배추 씻고
깍뚝 깍뚝 썰어서
소금 뿌리고 버무리는 여자에겐 송곳니 대신
자갈 구르는 소리 있다
말끝마다 가늘고 길게와 똥밭 이승이
천국이라는 철학을 가진 생활 실천가
뭇사람들을 밥 한술 더 먹게 하여
사냥터로 향하게 한다
사랑과 우정을 맺게 한다
그냥 하는 일이쥬
귀 기울이면 치솟은 산맥에서
떨어져 쓸모없는 돌멩이를 품는
무량한 시간
무엇으로 굴려서 굴려서 둥글게 둥글게
흐르는 소리 맑다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