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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눈을 겯다

by 김규성

노루꼬리 같은 계절

눈부심으로 가득했던 것들이 언제 어디로 갈지

이 난감함은

서글프고 바쁘고

평온하기도 하여

쓰다만 글 그대로 둔다


쓸모 없는 막대기 하나

오래된 나무 아래 서성인다


휘저어 모두를 섞고 헤집어 불씨를 기린다

바르고 맑아라

세워 시간이 되고

짐 졌던 어깨 쉬게 한다


마을은 산 아래

물은 깊이 흘러 들판을 적시고

물새 깃을 친다


언제나 그 자리


매화

꽃눈을 겯다


- 南冥선생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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