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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슈퍼에서 뿌려지는 특가 전단지는 현관 출입문에 붙어 있고
쇼핑센터에서 온 선물 목록은 아파트 여러 집 우편함에 심심치 않게 꽂혀있다.
'설이 낼모레인데 뭐로 선물하지?'
명절 즈음 물 가르기 승리는 언제나 외면하는 마음
양말 한 켤레를 선물 받았다.
"별거 아니고 양말 한 켤레씩 샀으니 그냥 받아둬요."
별거 아닌 이유로 별난 선물을. 밤인지 낮인지 걸어온 길이 얼마고
누구를 만나 무슨 말을 했을 법한 일 년에 두 번,
뒤를 돌아보게 하는 설과 추석. 양말 한 켤레가
싸가지 없이 지워지고 퇴색하는 길을 씨엉 씨엉 쓸어내고 길잡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