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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손에 탱자, 얽어도 내 손에

by 김규성

저리 못생긴 과일나무가

꽃이 이쁘다는 걸

향이 즐겁다는 걸

어느 집 기둥으로 선다는 걸

안다

집에 들이면 온 식구가 취한다

청을 만들고

담금술이다

끈적이고 자르기 힘들고 덥석 입에 넣기 어려운

덩어리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차고 독한 쇠는 싫어

닿으면 금세 변하고 마는

급하면 뒹굴고

다 하지 않으면 떨어져

허둥지둥

모개덩어리 한 자루 내놓았다

오가는 사람 모두 향이 좋다고 말할 뿐

아끼고 사랑하는 이는

오는가 갔는가

모과는 익어가는 시간이 노랗다

못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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