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하다

by 김규성

주조되기 시작했다

쇳물을 붓듯

바람을 욱여넣고 바람대로 이룬다


맵시 있게 네모 반듯한


의식을 설계하고 사상을 찍어 내고 반짝 문화를 만들고

발광하는 예술을 찍어 낸다


번쩍 치켜드는 전리의 트로피

쓰고 그리면 넓고 밝게 보이는

화면에 열광한다


언제 어디서나 코드 없이

관계는 편집할 수 있어 깔끔하다

새로이 탄생한 기술에

경배하며 납작 엎드려 절하는

우리는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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