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죽다

by 김규성

불쑥 나타나서 마음을 짖찢어 놓거나 가라 앉히는 무게가 가뭇없다


툭툭 털고 일어나면 약이 되고 헤어나지 못하면 독으로

무리 짓지 않기에 홀로 다녔다

거듭나기에 온전하였다


홀로 밝은 저 불빛

그 빛 속에 홀로 깜빡이는 불을 찾아가 만난다

털을 고르며 무리 지어 논다

서로 닮았다

이제 외롭지 않다

따라가는 곳마다 열리는 새로운 영역

무얼 해도 용인되고 이해한다

들끓는 극단의 힘이 있다


젊은 늑대의 고독

늙은 늑대의 고독은 없다

고독, 이제는 유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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