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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by 김규성

폐종이박스 손수레가 멈추자 질주하는 차량이 스치듯 간다

무어라 한마디 혼잣소리다

머리 위로 맑은 구름이 바삐 모습을 바꿔 지난다


사진 찍고 글을 썼다

주워 담지 못하던 몸짓과 말이

구름에 올려졌다

지상의 모든 일이 뭉쳐 있고

대화와 생각은 실개천 흐르듯 위아래로 흐른다


뜬구름에서는 무수한 순간이 떠돌고 어느 순간을 불러

현재로 쓰는가 하면 자석으로 쇠붙이 고르듯 성질을 분류한다

감정은 휘발되었고 맥락은 토막나 증거 한다


떠내려간 고무신을 찾으러 멀리 갔던 슬픔이여 안녕 봄날의 뻐꾸기여 안녕 꽃밭의 배경이여 안녕 새롭게 태어날 순간을 대기하며 안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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