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창포 여운

수행중 버그

by 김규성

문장이 아니라 몸으로 알았다 무미건조하다는 말 건강한 맛이거나 청정 무공해 한량 셋이서 뜬금없이 그냥 전화하다가 주말에 뭐할래 바람이나 쐐지 목적지고 시간이고 무작정 날짜만 앞세워 놓고 만났다 뭐 별일 없고 생각나는 데가 보령 성주사지라 산에서 너른 시내 바라보면 민생이 한 눈이지 않겠나 그리 가자고 보령엔 질 좋은 오석이 많고 그 오석으로 벼루 만들고 묘석은 제일로 치지 성주사지 거기 신라 말 최치원이 왕명을 받아 지은 -대낭혜화상 무염국사-

비가 있지 군계를 넘으면서 날씨는 긴장감 있게 조이고 풀어서 바람 눈 우리도 이런 문장 쓰려고 고민해야 되는데 이 절터 앞산 뒷산이 둘려진 평지다 신라 쇠망이 이곳에선 어찌나 거칠었는지 평토나 다름없고 바람 한점 머무르지 못하게 서운하다 거대한 오석비 받치고 있는 거북 얼굴은 반쪽이다 귀때기 시리나 예까지 와서 겨울 바다 한번 보고 갑시다 시인 형님 뭐허셔 대천 욌는데 얼굴이나 뵐까요 마당을 나온 암탉 원그림을 잃어버렸다 우여곡절 끝에 찾았다는 화가 기념식 하러 가야 하는데 일루와 아니 코로나로 인원 제한한다니 어쩐댜 그러쥬 담에 봬유 형 주머니 사정이 고약한 살림꾼이 주모 있게 마련한 살림으로 수산시장 첫 집 아주머니에 횟감 잡아서 이층으로 술 없이 회하고 밥만 먹고 풍경을 보니 참 단순하다 구붓한 해안 그 끝에 굵직하고 뭉툭히 찍힌 붓자욱 같은 단애의 섬 더 멀리에 맞닿은 선계 바닷바람에 씻은 코와 얼굴 귀가 맑아지니 서울이냐 지방이냐는 얘기에 우리 지방 사람들이 중심 돼야겠는데 벌써 집이네 근데 뭐가 서운햐 보내주십사는 못하고 담에 아내랑 다시 가서 밥 먹고 바다도 보고 가지러 가겠습니다 무미건조한 깨끗하고 건강한 여운이 남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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