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
이월 눈발에 입 대어 수분 얻고 가문 흙바람이 할퀸 눈 비벼 닦아냈다 추위가 참 몹쓸게 길다 백병의 백전노장은 눈물이 없다 넝쿨이 감고 우거진채 마른 이웃들 속에 멋대로 번 가지만 높다
계절 앞에 행동은 서툴어 배움 없이 무식하나 고집이 뜨거워 경우가 어긋나면 뒤엎어는 뿔이 둥근 촉이다 그래서 삶이 거친지 모를 일
팔 엎드려 몸 열 번 들어 올려야 하는데 그걸 못해 선불 감시원 시험에 떨어졌다는 형님, 늙어서야 처음으로 얼굴에 홍매 같은 볼 살이 다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