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보는 봄 앞에
즐겨 찾는 꽃 앞에
사람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이름표를 달아 주었다
궁금증이 유발한 뛰는 가슴은 쉽게
진정되지 않아 긴 의자에 앉아보니
지난겨울 무더기로 실종하였다는 꿀벌
한 마리가 산수유에 코 박고 엉덩이를 실룩인다
습관처럼 본문 앞에 제목 달고
뭐라 상징하는 표식을 끼워 넣을까 고민하다가 나는 사람으로서
그늘에 가려 빈약하게 핀 꽃보다 꿀벌보다
향기나 단내가 부족하다
괜히 손바닥을 쥐었다 펴보고 말았다
사람이 되려는 첨단의 기술문명을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