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움찔

by 김규성


1, 튕겨지다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지하철에서

기차역에서

햄버거 가게에서

커핏집에서

현금입출금기 앞에서

야근하고 김치찌개거리 파는 24시

식료 가게에서

편의점에서

오만가지 다 있다는 매장에서

극장에서

산사 입구에서

국립공원에서

식물원 박물관에서

놀이공원 공연장에서

주차장에서

동해 남해 서해 부둣가에서


튕겨져

잠시 멈칫한다


2. 빨려가다


기찻길 옆에서

대형 트럭 옆에서

이십층 삼십층이 넘는 스마트 아파트에

무사통과를 겨냥하는 지능형 유리 집으로

압도하는 엘이디 전광 속으로

순간 이동하는 엘리베이터로


고속도로에서

컴퓨터 자판 모니터에서

좋아요 싫어요 이모티콘에서

안부 소식 묻는 인사에서

비 오면 짜장면 빈대떡 막걸리가

택시가

빅데이터에서

갑자기 느껴지는 통증이

꽃 이름이 강아지 습성이

갈만한 곳이

지식이 윤리가 도덕이 개떡같이

오늘 저녁은 뭐 해 먹지?


환한 조명 속으로 휙

빨려간다


매 순간

나는 어떤 크기로 움찔한다




작가의 이전글번호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