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이 아침 손님으로 이따금 소식 전합니다. 어떨 때는 초등학생이라는 딸이 와서 전하기도 하고요. 간단명료한 우체국 사서함 주소라서 옛날처럼 장가 일찍 간 늙은 군인인가 했습니다. 책이며 운동화 수척한 편지가 갑니다.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한동안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장철 한 보퉁이에 낯선 주소와 예의 명료한 주소. 하나는 시부모 댁 이랍니다. 머리에 새치가 많이 보이고 몸은 좀 더 불어 보였습니다.
맹랑할 때가 있었는가.
물어볼 수 없는 그 집은 찬물에 언 손 따신 물에 풀고 뜨거운 손 시린 물에 다스리는 시간이 지나는가 봅니다.
메마른 시간이 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