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왜 이러지?

by 김규성

시작도 끝도 모를 거두절미

투명하고 두꺼운 벽이 있습니다


야가 왜 이럴까

인나 봐라 뭔 일 있었냐? 생전 이런 짓 할 줄 모르더니 누구랑 싸웠냐

맘 상한 일 있었냐 인제 인나 봐라 참말

길고 곧았던 허리가 구부정하게 기댔습니다만

이불 싸매고 누운 못난 놈입니다

제대로 먹이고 입히지 못한 탓이라 여기듯

바싹 마른 밭고랑 걸음입니다


당신은 현재가 아닌 과거입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약속으로 시험하지 마십시오

머뭇머뭇

새로운 갱신이 필요하다니


24시간 흔하디 흔한 편의 앞에

꽉 잠긴 비밀 앞에

내가 왜 이러지?


주변은 무고한데 터진 콩자루

흩어져 사방으로

점점 점점 점 점


수평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공기가 무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린 손 따신 물에 뜨거운 손 시린 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