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en Maker 배원열 Aug 11. 2024

왜 집을 사지? 직접 지으면 싼데...

21화 패널 마감 부자재 시공

골조에 외벽패널, 창호, 지붕패널을 붙여 놓으니 건물 같아 보인다. 하지만 패널패널이 이어진 부분, 단열재가 보이는 부분에 마감 부자재를 설치해야 진정한 완성이다.

아직 마감 부자재를 설치 하지 않은 단열재가 테두리 부분으로 보인다.

부자재의 종류로는 용마루, 박공후레싱, 엔드캡, 쪼이너 오징어코너 등이 있다. 각 부자재는 정해진 위치에 정확한 시공 방법으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


부자재의 길이는 모두 3m이다. 시공부위가 3m 이상의 길이인 경우에3~5cm 정도를 겹쳐 이음시공을 하여 모든 부분을 덮어줄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겹쳐지는 부분에는 반드시 '외부용 실란트'로 마감을 잘해주어 작은 틈새를 꼼꼼히 막아준다. 연결 부위가 부실하면 그곳으로 물이 스며들고 결국 재시공을 해야 하기에 한번 할 때 제대로 해야 한다.


우선 지붕의 '용마루'

지붕 꼭대기에서 물이 떨어지거나 흐르지 않으려면 지붕과 지붕의 최상단 만나는 부분에 용마루 후레싱을 설치한다.


'내부용 용마루'와 '외부용 용마루' 두 가지가 있는데 내부용은 지붕패널을 시공할 때 함께 설치하며 외부용은 지붕패널 시공이 끝난 후 덮어서 마감을 한다. 가능하다면 두 가지 모두 설치하길 권한다.

(왼쪽) 내부용 용마루 (오른쪽) 외부용 용마루

'내부용 용마루'는 훗날 용마루 속에 사는 새들과 우리 가족의 공간을 나눠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놈의 새들~~~ 무단 입주를...


'외부용 용마루'는 지붕 꼭대기에서 '크로샤'와 함께 설치한다.

핑크색으로 보이는 것이 틈새를 메우는 크로샤 이다.

지붕골과 용마루 사이로 새들이 들어갈까 봐 크로샤(핑크색 마감재)를 사이에 넣어서 용마루와 함께 시공을 한다.

2년이 지난 후에 보니 크로샤를 새들이 뜯어 그들만의 집을 짓는 광경을 보았다. 화가 나면서 동시에 이해심도 늘었다?


'사람과 새가 공존하는 집이 되어가는구나~'


그래서 패널 회사에 전화를 하여 대책이 없는지 물어보았다. 요즘엔 발포스펀지가 아닌 금속 크로샤가 출시되었다고 한다. 역시 회사도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을 많이 한 모양이다. 시공 시 물이 새어 들어가지 않도록 외부용 실리콘 작업을 함께 하면 좋다.


지붕패널의 단열재가 사방으로 보인다. 이것을 가려주는 것이 '박공 후레싱'과 엔드캡이다. 전면부와 후면부에 박공후레싱을 설치하여 보이는 단열재를 가려주었다.

박공 후레싱 설치

좌우 빗물이 내려가는 부분에는 '엔드캡'을 설치하였는데 이것은 선택이다. '빗물받이' 설치 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엔드캡'을 안 하는 경우도 많지만 내 건물이라는 생각에 보이지 않더라도 설치하여 새들이 단열재를 뜯는 것을 막고 싶었다. 효과는 확실히 있었다.

엔드캡 설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때 빗물받이를 함께 설치해야 했는데'라고 생각한다. 사실 빗물받이는 3년 뒤에서야 설치하게 된다.


내 집을 직접 지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신신당부하고 싶다. 둘 중에 한 가지는 꼭 하시라고

1. 빗물받이 설치 하세요.

2. 빗물받이 안 하실 거면 처마를 길게 빼세요.

둘 중에 한 가지는 꼭 하세요~ 둘 다 없이 3년을 보내보니 건물외벽에 구정물이 주룩주룩 얼룩졌고 벽을 타고 물이 실내로 들어오기도 했다.


끊임없는 실패의 연속으로 내 집 짓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외벽 패널 이음 부분은 우레탄폼으로 꼼꼼히 채우고 '쪼이 너'를 덮어 시공한다. 길이가 3m 이기에 층고가 높다면 이음시공을 필요로 한다. 순서는 아래 1번 위가 2번이며 겹침시공을 한다. 위에 쪼이너가 아래 쪼이너를 덮어야 물이 밖으로 흐른다.

쪼이너 설치

그다음은 '외부코너카바' 일명 오징어 머리처럼 생겨서 '오징어코너'로 불린다. 건물의 벽모서리에 설치하여 코너를 보호하고 틈새를 완벽히 막아준다.

외부코너카바(오징어코너) 설치

모든 부자재는 철판 밴딩과 우레탄폼으로 견고한 시공이 필요한 전문 분야이다.

(혹 이 부분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 바란다.)

https://youtu.be/ZEs77YRJWzM


이렇게 모든 골조, 외벽, 지붕, 창호 시공이 끝이 났다.

(왼쪽) 부자재 설치 전 (오른쪽) 부자재 설치 후

1년간의 길고도 험난한 여정이었다. 감격의 눈물이 눈가를 적셨다. 가족 모두 서로의 얼굴을 보며 행복의 미소를 지었고 격려하고 보듬었다.


부모님께서는 아들이 항상 위험한 작업을 하기에 마음 편할 날 없는 1년이었고


아내는 아이들을 보살피고 부족한 통장의 잔고를 채우기 위해 열심히 일했던 1년이었고


아이들은 큰 사고 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건강하게 성장해 준 1년이었다.


힘든 작업이 있을 땐 가족 모두가 하나 되어 의기투합한 1년이었다.


미신이지만 기분 좋게 건물 주변에 팥떡과 수수떡을 놓아두고 술도 여기저기 뿌려주며 기쁨을 만끽했다.

(고양이가 떡을 먹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지은 건물에서 첫 식사

가족 모두가 이뤄낸 큰 성과였다.


그러면 이제 고생 끝? 완성?이라고 마무리 짓고 싶지만 이것은 집을 짓는 데 있어 일부분일 뿐이었고 진짜 힘든 작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이때는 이 사실을 미처 몰랐다. 몇 번을 더 울어야 할지...


다음 이야기는 실내 작업의 시작이다.

작가의 이전글 왜 집을 사지? 직접 지으면 싼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