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집을 사지? 직접 지으면 싼데...

53화 하부 작은 보 설치~ 평평한 바닥을 얻기까지의 여정

by Wooden Maker 배원열

기둥 위에 세운 골조, 그 위에 내 삶을 쌓는다.

기둥을 세우고, 큰 보로 서로를 연결했다. 이제 형태가 갖춰졌다.
샛기둥을 세워 큰 보의 지지력을 높이는 작업도 마쳤다.

사이사이, 작은 보를 촘촘히 연결해 사람이 걸을 수 있는 1층 바닥과 옥상 바닥의 뼈대를 만드는 단계로 나아간다.


바닥 없는 바닥 위에서 일한다는 것


이번 창고는 ‘띄움 식 시공’으로 진행되었기에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온갖 돌·뿌리·흙덩이·잔재물이 가득했다.
공방&우리 집 건물 시공 당시에는 콘크리트 방석 위에서 각관을 들고 이동했기에
이런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길고 무거운 각관을 들고 미끄러운 흙바닥과 자갈바닥 위를 걷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조금만 실수해도 넘어지기 일쑤였다. 매 순간 모든 동작 긴장의 연속이었다.


현장은 몸으로 익히는 곳


운동선수가 낙법을 먼저 배우듯, 현장 작업자에게는 넘어지는 순간을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무거운 자재를 들고 넘어지는 법을 가르쳐주는 현장은 없다.
모든 것은 몸으로, 경험으로 배운다.
나는 그렇게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각관을 옮겨 지정된 위치에 정확히 용접해 갔다.


1층 바닥이 될 작은 보 18개, 뿌듯한 성취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둘씩 작업하다 보니 어느새 1층 하부의 작은 보가 완성되었다.

과거 본건물 시공 때 5m짜리 보 54개를 작업한 경험 덕분에 이번 4m짜리 18개 작업은 한결 수월했다.


“더 크고 힘든 것을 경험한 자는 인내심이라는 그릇도 더 커지는구나.”
뿌듯함과 성장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드디어, 평평한 바닥을 얻다.


작은 보 위에 거푸집을 깔고 나니 처음으로 평평한 바닥이 생겼다.

얼마나 든든한가. 넘어질 걱정 없이, 두 발을 디딜 수 있는 평평한 공간.


이 거푸집은 2017년 본건물을 지을 때 직접 만든 것이다.
그때 ‘언젠가 또 쓰이겠지’ 했는데, 정말 다시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만들어두길 참 잘했다.


옥상 작업 준비 – BT비계, 이름도 몰랐던 그것


이제는 옥상 바닥에 작은 보 18개를 올릴 차례다.
이를 위해 BT비계 두 세트를 조립해 고소작업 준비를 마쳤다.

순간 떠오른 것이 BT비계를 찾기 위한 여정의 순간도 있었다.

처음엔 이름을 몰라서 ‘고소작업대’로 검색했는데 비싸고 거대한 장비들만 나왔다.
찾고 또 찾아 겨우 이름을 알게 된 게 바로 ‘BT비계’였다. 원하는 것을 열심히 찾아 헤매다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 아마도 이런 기분일 것이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우리는 이 BT비계를 대여하지 않고 직접 만들었다.
10년 넘게 이어질 우리 집짓기 프로젝트의 필수 가설재니까.


우리는 왜 옥상을 택했는가?


많은 분들이 물어보셨다.


“왜 경사진 지붕 대신, 평평한 옥상으로 만드셨나요?”


답은 간단하다.
영월의 밤하늘을 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별이 쏟아지고, 유성이 쏘아지는 그 하늘 아래 돗자리 하나 깔고 아이들과 함께 누워 별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경사가 아닌 평평한 옥상을 택했다.


이제 평평한 1층 바닥이 준비되었으니 옥상 바닥 겸 1층 천장이 될 작은보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https://youtu.be/z5ZlBKK-d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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