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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집을 사지? 직접 지으면 싼데...

54화 상부 작은 보 설치와 코너 지지대 설치 이것은 나의 한 수였다.

by Wooden Maker 배원열

상부 작은 보 용접 작업이 시작되었다. 하부때와는 다른 편안함이 있다. 바닥이 있어야 확실히 작업이 편하다.

인생도 역시 딛고 설 수 있는 바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이다.

어떤 이는 평탄한 바닥

어떤 이는 울퉁불퉁한 바닥

어떤 이는 바닥이 없다.

이렇듯 무엇을 하든 바닥은 참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바닥이 있어야, 용마루가 있다.

"인간 살이도 그러하다.

바닥 없이 어찌 서 있을 수 있는가."

바닥이 튼튼해야 건물이 서고, 삶이 서고, 마음이 선다.


바닥 보 용접하고 거푸집을 깔아 놓고 인생을 논할 정도로 좋았나 보다. 아직 갈길이 먼데말이다.

BT비계 두 개를 놓고 바퀴를 달아 평평한 바닥을 굴러다닐 수 있도록 하였다. 층고 3m 높이는 작업하기 참 좋은 높이인 것 같다. 각관을 들어 BT비계 위에 올리고 BT비계 위에서 다시 천장보의 위치에 놓기에 안성맞춤이다.

용접을 할 때도 위에서 내려다보기도 좋고 BT비계 위에 앉아 수평작업하기도 편했다.

뿐만 아니라 층고 3m는 실제로 실내공간을 사용할 때 과하지도 얕지도 않은 훌륭한 높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작업의 팁을 한 가지 알려주자면 오랜 시간 BT비계를 다루며 터득한 안전기술이 있는데 사진 속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다.

바퀴를 달고 굴려서 원하는 위치에 놓고 브레이크를 걸어 놓더라도 회전형 바퀴이다 보니 중량이 실리거나 상부에서의 움직임에 의해 바퀴 위 회전 베어링이 돌아갈 수 있다. 이때 바퀴가 본 위치에서 이탈하여 추락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사전에 바퀴를 놓는 방향을 사진처럼 놓으면 예방할 수 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나에게는 생사를 가르는 현장의 중요한 팁이다.


천장 작은 보를 하나씩 용접으로 붙여놓으니 마치 갈비뼈처럼 보였다. 그렇다. 이 작은 보들은 실내공간을 지켜줄 중요한 뼈대와 같은 존재이다. 그 위에 피부와 같은 합판과 방수시트를 붙이고 그 위에 바닥재를 설치해 주면 그야말로 여러 겹의 피부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건축물의 구조를 하면서 인체의 구조에 비유해 가며 한 가지 한 가지 중요하지 않은 작업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는 중이다.

일주일간 일하다가 틈틈이 시간을 내어 한 개씩 붙였다. 어떤 날은 작업하려고 용접준비 마쳤는데 비가 와서 철수하고 어떤 날은 오던 비가 잠깐 그친 것을 보고 잽싸게 작업하러 나와 두세 개 붙이고 철수해 가며 게릴라 식 전투를 치렀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하였던가? 나는 한 가지 덧붙이기를 하고 싶다. 바로 의지이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그 어떤 환경에서도 해낼 수 있다.

어린 시절 TV에서 본 성공신화들이 나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듯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를 바라본다.


이제 큰 구조는 다 되었다. 여기에 견고함과 튼튼함을 더해줄 필수 작업!! 코너 지지대 용접작업 시작이다.


이번 창고 작업에서 새롭게 추가한 작업인데 이 작업 한 가지가 추가됨으로써 골조는 완벽에 가까워진다.

각관을 45도로 절단해, 코너마다 대각선으로 용접한 구조인데 골조 최상단에 서서 지지대가 없을 때와 지지대를 설치한 다음을 직접 흔들며 테스트해 보았다. 아내에게 차이점을 영상에 담아보자고 했는데 영상으로는 그 흔들림이 확연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실제 위에서 흔들고 뛰어본 나의 체감은 영상보다 확실했다.

코너지지대는 흔들림을 확연히 줄여주는 신의 한 수였다.

시간은 더 들지만, “이 작업은 꼭 해야 한다!”라는 고집이 생길 만큼 가치 있는 작업이었다.

위에 올라서서 뛰고 흔들고 매달리고 흔들어가며 튼튼한 골조를 온몸으로 느꼈다.

그 기쁨도 온몸으로 만끾했다. 이런 내 모습을 보는 아내는 어린아이가 좋아하며 뛰어다니는 것 같아 보이나 보다. 어린아이가 혼자 뛰며 기뻐한다는 것? 과연 그것이 다일까? 엄마와 아빠가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을 느끼기에 기쁨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해 본다. 함께 기뻐해주는 아내가 있어 나는 오늘도 아이와 같은 기쁨을 마음껏 표현해 본다.


다음 이야기

옥상 난간 만들기 & 바닥 장선 깔기~ 이제, 공간에 안전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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