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옥상 난간, 바닥 장선 용접으로 모든 골조 작업 끝!!
옥상으로 사용할 계획을 하고 보니 옥상 밖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튼튼한 난간 작업이 필요했다.
옥상, 계단참, 발코니의 법적 난간의 높이는 1.2m이다. 무언가를 만들 때는 반드시 법적인 부분을 고려하여 구조설계 및 설치를 하여야 나중에 추가 공사를 하거나 법적인 부분을 무사 통과 할 수 있다.
시골이라면 시골인 이곳에 살다 보면 주변의 건축물이나 임시 가설물들에 적응되어 문제라고 생각을 안 하고 남들 하듯이 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고 뛰어다니며 애를 쓰지만 결국 시간낭비, 에너지 낭비일 뿐이다.
대한민국 건축법데로 반드시 현재의 건축법을 확인하고 상담받고 설계하여 공사를 진행하기를 권장한다.
난간 작업에 사용할 각관을 둘러보니 지난번 대각선 지지대 45도 컷팅을 하고 남은 45도 자투리 각관이 보였다.
공사를 하다 보면 사용하고 남은 자재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돈 주고 산 자재들이다 보니 사실 폐기처리하기가 아깝기도 하다. 그렇다고 어딘가 보관을 하고자 하면 정작 보관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처음 건축설계를 할 때부터 자재의 규격을 고려하여 건축구조를 한다면 로스를 확실히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어느 날 TV를 보다가 쓰레기나 폐기된 각종 쓰레기들 중 필요한 것을 골라 그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그분의 말씀은 '폐자재는 자신에게 훌륭한 자원이고 재료다'라고 말했다.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고 그것을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모습은 경이로웠다.
나는 그 정도로 창의적이지는 않다 보니 그분들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최소한 어떻게 저 자원을 활용할까? 정도는 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용접이라는 기술을 터득하고 나니 남은 자재 중 각관의 경우는 다르게 보이게 되었다. 그냥 두면 녹슬어 결국에는 폐기물 처리를 하게 되지만 저 정도는 왠지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45도 컷팅된 각관 자투리를 다른 각관과 용접하고 갈아서 면처리를 깔끔하게 하니 훌륭한 코너 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남은 자투리를 적절히 손보고 다듬어 튼튼하고 쓸만한 난간이 되었다. 세상에는 참으로 보고 배울 것이 많다. 이런 부분에서 나는 TV는 바보상자가 아니라 세상의 다양한 것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게 해 주고 생각하게 해주는 '훌륭한 간접 전달자' 라 생각한다.
이제 발 디딜 곳을 튼튼하게 지지해 주는 '바닥장선' 작업을 할 차례이다. 보는 위에서 가해지는 하중을 양쪽 기둥이나 벽으로 전달해 주는 수평 구조 부재이다. 그 우리 애 바닥장선을 설치하게 되는데 바닥장선은 바닥판을 받쳐주는 수평구조 부재로서, 하중을 보로 전달하는 중강 지지 재라 말할 수 있다.
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늘 다니던 철강업체에 전화를 했다. 이제는 찾아가지 않고 전화로 주문이 가능하게 되었다. 예전에 발품을 팔며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이제는 믿고 거래를 할 수 있는 지정업체가 생기니 한결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번 보다 철 값이 오른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작한 공사를 멈출 수는 없는 법!!
철강업체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요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했다. 자재값이 오르면서 공사를 중단하거나 중간에 도망을 가는 업자들이 생겨 의뢰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양심껏 의뢰인에게 자재값이 올라 추가 비용을 말하고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나가는 따뜻한 이야기도 들었다.
그나마 우리는 직접 공사를 하기에 통장만 어렵지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인간관계의 단절은 생기지 않아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바닥장선' 작업은 아주 위험한 작업이었다. 처음엔 '작은 보'만 밟고 다니며 장선 각관을 깔고 용접을 해야 했기에 발을 헛디뎌도 안되고 어지러워도 안되었다. 한순간의 실수가 바로 대형사고로 이어지기에 조심 또 조심을 했다.
어린 시절 높은 곳에 올라가 작업하시는 아버지를 보면 심장이 쪼글 아들 었다 펴졌다 하고 숨도 쉬어졌다가 안 쉬어졌다가 했던 것을 느낀 적이 있었다. 우리 아이들도 아마 이 광경을 봤다면 그 시절 내가 느꼈던 그런 조마조마함을 느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아이들은 아직 이곳에 와 있지 않았기에 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오로지 이 광경은 아내만 보고 있을 뿐이다.
집 짓기를 시작하면서 어머니와 아내는 매일 물을 떠놓고 빌었다. 부디 사고 없이 공사가 끝나기만을 바랬다. 그 마음을 알기에 나는 매 순간 모든 순간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고 안전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옥상 바닥장선 작업을 마치고 이제 1층 바닥장선 공사!! 잘 사용했던 BT비계와 바닥 거푸집을 들어내고 장선 작업을 시작했다. 옥상 바닥장선 작업할 때 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마음이 편했다. 발을 헛디디거나 실수로 넘어져도 큰 사고가 날 일이 없기에 마음이 놓였다.
바닥이란 이런 것이었다. 발 디딜 곳이 있음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느끼게 되었다.
내 발을 디딜 수 있는 곳
내 엉덩이 붙여도 되는 곳
내 몸이 마음 편히 누울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내 집'이다.
옥상 바닥장선 작업시간의 절반이 되는 시간 만으로 1층 바닥장선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살짝 넘어져도 보고 기대 보기도 하고 앉았다 일어날 때의 빈혈도 걱정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모든 골조작업을 마치고 아내와 커피 한잔 하며 한참을 바라보았다. 너무나 기뻤고 감격스러웠다. 아내는 한 공정이 끝날 때마다 눈물을 보였다. 그동안 얼마나 가슴 졸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