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화 편안히 발을 딛고 누울 수 있는 1층 & 옥상의 바닥이 생기다.
드디어 바닥을 깔 준비가 끝났다. 지난 이야기에서 바닥 습 차단 공정을 마쳤으니, 이제는 OSB 합판을 장선 위에 올려 직결나사로 고정하는 일만 남았다.
이번에 사용한 것은 18T 두께의 OSB 합판, Tongue & Groove(T&G) 타입이다.
구조적 특징 : 나무를 길쭉하게 잘라 압착한 조각을 방향성을 주어 겹겹이 쌓아 수지(페놀 수지·PMDI 접착제)로 압착 성형. 이 때문에 전단강도가 높고, 합판보다 대형 패널 제작이 가능하다.
장점 : 일반 합판에 비해 수축·팽창이 적어 틈새 발생을 줄여준다. T&G 가공 덕분에 합판끼리 맞물려 시공하면 틈이 잘 벌어지지 않고, 하중도 연결부 전체에 분산된다.
OSB 합판을 끼울 때는 대충 밀어 넣으면 오와 열이 틀어져 판이 뒤틀리기 쉽다. 그래서 Tongue 부분을 잘라 만든 보조 블록을 끼운 뒤, 고무망치로 두드려 틈새 없이 견고하게 연결해야 한다. 그래야 Groove 부분이 파손되지 않고, 합판도 단단히 맞물린다.
합판 한 장에 약 28개, 총 40장을 고정해야 하니 직결나사만 1,120개. 보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다.
직결나사는 철판을 뚫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끝이 쉽게 뭉그러지거나 힘이 부족하면 잘 박히지 않는다.
나도 처음엔 혼자 하다가 아내가 도와줬는데, 첫 시도에서 나사가 망가지자 아내가 “못 쓸 나사 같다.”라고 투덜댔다. 하지만 곧 요령을 익히고는 “내가 더 잘한다.”며 웃기도 했다가, 결국은 말이 없어졌다.
직결나사 1,120개의 힘겨움은 말없이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텔레파시 효과가 있다.
1층 바닥을 마친 뒤에는 옥상 바닥 차례였다. 계단도 없는 옥상에 합판을 올리기 위해, 본건물 지을 때 쓰던 전동 윈치를 다시 꺼냈다. 줄을 내려 아내가 합판을 묶고, 나는 난간에서 끌어올려 옮겼다. 1220 ×2440 사이즈의 큰 판재라 첫 장을 올릴 땐 아슬아슬했지만, 첫 발판이 생기고 나서는 조금 수월해졌다.
시공 과정은 여전히 힘들었다. 작은 보와 장선을 밟으며 판을 끼우고, 직결나사를 박는 일은 반복되는 위험과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결국 한 장씩 쌓아 올리며, 드넓은 옥상 바닥이 눈앞에 펼쳐졌다.
OSB는 목재다. 습기에 약하다. 그래서 연결부와 나사 체결부에 외장용 실리콘을 꼼꼼히 눌러 바르며 방수 준비를 했다. 이 작업은 곧 다가올 본격적인 방수 공정의 기초가 된다.
작업을 마치고 아내와 옥상에 나란히 앉아 경치를 바라봤다. “이제 별빛을 볼 수 있는 바닥이 완성됐구나” 하는 감격이 밀려왔다. 집 짓기는 결국 벽돌과 나무만이 아니라, 함께하는 순간의 추억을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다음 이야기는 드디어 1차 방수 작업. 나무 바닥을 지켜줄 ‘보이지 않는 방패’를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