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노트: 김보람의 영화 <피의 연대기>와 에세이 <생리 공감>
"금기로만 존재했던 피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글이나 짧은 영상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영화적 시간 속에서 온전히 이 피에 관해서만 이야기하고 싶었다. <피의 연대기>는 반드시 영화로 만들어져야 했다."
"우리는 '감동'을 받았다. 맺힌 무언가가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을지 모른다. 선택할 수 있다. 누구나 자기 몸과 필요에 맞춰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선택할 수 있으려면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무엇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성의 몸은 이제껏 수많은 금기와 출처를 알 수 없는 미신에 시달렸고, 타자(남성)의 욕망으로만 해석될 수 있는 기호로 여겨져 왔다. 질은 숨어있어 보이지 않고 무언가에 뚫릴 것만 같은 인상을 준다. 그 때문에 남성들은 처녀막을 찢고 처녀성을 정복하려는 욕망을 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