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방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기계는 단연 테이블쏘일 것이다. 나무를 자르고 켜는 가장 빈번하고 중요한 작업을 담당한다. 넓은 정반 가운데 원형의 톱날이 튀어나와 있는 단순한 구조이지만 정확도와 안정성이 가장 필요한 기계이기도 하다.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테이블쏘가 작동하는 모습은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굉음을 내며 회전하는 톱날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형태이기에 청각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위축되기 십상이다. 여기서 사고가 일어난다면 반창고를 붙이는 정도로 끝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든다. 실제로 목공방 사고사례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한다. 사용빈도가 높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앞쪽의 핸들을 회전시켜 톱날의 높이를 맞추고, 옆에 달린 핸들을 회전시켜 톱날이 기울어진 각도를 조절한다. 부재를 완전히 절단하거나 직선의 홈을 팔 수도 있고, 절단면에 경사를 줄 수도 있다. 작업의 성질에 따라 오른쪽의 펜스와 톱날 사이 간격을 조절한다. 목재를 길이 방향으로 켤 때는 펜스에 목재를 밀착시킨 뒤 밀어서 톱날을 통과시킨다. 작업 중 발생하는 톱밥을 빨아들이기 위해 연결된 집진기를 작동시키면 테이블쏘의 스위치를 올릴 준비가 끝난다. 넓적한 패들 형태의 버튼을 앞으로 잡아당기면 작동하고 원래의 위치로 밀면 동작을 멈춘다. 유사시에 손이나 허벅지 등으로 눌러서 쉽게 중지시킬 수 있다.
손이 톱날 가까이 접근하는 상황은 가급적이면 피한다. 5마력이나 되는 이 기계의 힘이 계획대로 작용하지 않는 순간이 언제든 올 수 있다. 펜스와 톱날 사이에 낀 목재가 엉뚱한 방향으로 힘을 받거나, 숨어 있던 단단한 옹이를 맞닥뜨리는 등 돌발상황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때는 손을 대신해 부재를 밀거나 방향을 잡아주는 푸시블록, 페더보드 등의 도구를 사용한다.
이 테이블쏘는 쏘스탑이라는 브랜드의 제품인데, 이름대로 위험 상황에 톱날이 즉각 멈추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피부가 톱날에 닿으면 순간적으로 이를 인식하고 기능이 발동한다. 알루미늄 브레이크가 튕겨나가며 톱날이 브레이크에 박히고 정반 아래로 떨어진다. 제조사에 따르면 접촉을 감지한 지 5밀리초 이내에 이 모든 과정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손가락 절단을 생채기 정도로 막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심스럽고 안전 절차를 중시하는, 쉽게 말하면 겁이 많은 작업자이므로 아직 이 기능이 활성화된 적은 없다.
* 그림: SawStop® Industrial Cabinet Saw
여기는 제주 구좌읍의 작은 목공방입니다. 이곳에서 만나는 주변의 어떤 것에 대한 짧은 리뷰들을 연재합니다. 공방에서 사용하는 물건에 대해 주로 이야기합니다. instagram.com/401squirr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