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램프는 작업물을 고정하거나 서로 붙여놓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이다. 부재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서 정확하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게 한다. 큰 빨래집게처럼 생긴 스프링 클램프, 기다란 금속 파이프에 끼워 사용하는 파이프 클램프, 직각 연결부위를 고정하는 코너클램프 등 형태나 기능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공방에서 사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형태는 퀵그립 클램프일 것이다. 손잡이를 쥐고 당기면 고정부가 전진하며 부재를 점점 강하게 잡아준다. 손잡이 앞쪽에는 방아쇠처럼 생긴 릴리스 트리거가 있는데, 이것을 당기면 조였던 클램프를 한 번에 풀어낼 수 있다. 손잡이와 릴리스 트리거를 이용해 한 손으로도 손쉽게 조였다 푸는 작업을 반복할 수 있어 퀵그립이라고 한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것은 어윈의 퀵그립 클램프이다. 기능을 확장하는 액세서리도 다양하고 고정력 또한 목공 작업에는 차고 넘친다. 목공용으로는 MD(Medium-Duty) 모델이 적합하다고 하지만 간혹 큰 프로젝트에 사용하기엔 힘이 부족할 때가 있어 HD(Heavy-Duty) 모델을 주력으로 사용한다. 부족한 것보다 남는 것이 낫다. 제조사가 말하는 MD모델의 압착력은 300파운드, 약 136kg에 해당하고 HD는 그 두 배인 600파운드이다. 너무 세게 조이면 부재가 손상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할 정도다. 헤드를 쉽게 분리할 수 있어서 위치를 바꿔 끼우면 압착뿐 아니라 벌리는 작업도 할 수 있다.
그림 상단의 베세이 L-클램프도 자주 사용한다. 두 개의 턱을 부재에 바짝 붙인 뒤 나사산이 달린 핸들을 돌려 강력하게 고정한다. 이 클램프는 약 1,500N의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약 337파운드로 어윈 퀵그립 MD 모델과 비슷한 정도이다.
클램프는 무언가를 원하는 위치에 단단히 잡고 있을 필요가 있을 때 꼭 필요한 도구이다. 작업 중 도와줄 손이 없을 때 1인분 이상의 역할을 충분히 해 준다. 목공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클램프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큰 프로젝트나 여러 점의 가구를 조립할 때는 가용 클램프 수량을 늘 염두에 두어야 당황하는 일이 없다. 목공방에 한정하자면 늘 부족하고, 많을수록 좋다는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 게 클램프다.
* 그림: 어윈 목공용 퀵그립(IRWIN QUICK-GRIP Heavy-Duty One-handed Bar Clamp)
베세이 L클램프(BESSEY Die-cast zinc screw clamp LM)
여기는 제주 구좌읍의 작은 목공방입니다. 이곳에서 만나는 주변의 어떤 것에 대한 짧은 리뷰들을 연재합니다. 공방에서 사용하는 물건에 대해 주로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