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민 Jun 28. 2023

비즈니스와 코미디

 교회를 다니는 동안 다른 교회에서 싸우는 신도들의 이야기를 쉽게 접할  있었다.  친구는 자기 교회는 사람들끼리 싸워서 완전히 분열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 사람들이 천국에 간다고 개과천선 할 것 같지 않았다. 천국은 설교의 단골 주제였다. 하지만 아름다운 천국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너무 지루할  같았다. 일도  하고 학교도  가고  하면서 영원한 생명을 누려야 할까? 모두가 평등하고 차별도 없는 곳이라면 나눔이나 봉사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인간은 비교하고 경쟁하면서 성장한다. 현세에서는 복을 달라고 열심히 믿겠지만 영원한 삶이 보장된 내세에서 신앙을 유지할만한 이유가 있을까? 모두 같은 옷을 입고 살아가는 평등한 곳에서 현세의 즐거움을 누리던 인간들은 행복할까?


 이런 궁금증을 어른들에게 질문하면 들어서는 안될 말을 들은 것처럼 당황했다. 쉬운 답변 대신장황하고 어려운 교리를 내세우면서 해명만 늘어놓았다. 모르는  많을수록 말은 길어지고 확신이 적을수록 어려운 말만 뱉는 법이. 애초에 어른들은 천국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같지 않았다. 믿으면  받고 죽어서도  산다는 피상적인 신앙을 갖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른들은 아이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려고 하지 않았다.  기울여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고 진지하게 여길 생각도 없었다. 그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면서 살면 그만인 것 같았다. 하나님은 모두 이해한다면서 종교와 신앙에 대한 질문은 금기시하는 이중성. 호기심은 신성모독이 아니다.  얼굴을 가진 어른들을 보면서 나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종교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세상 것은  헛된 것이라고 말했던 유명한 목사님은 금품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청빈강조했던 목사님  분은 교인이 늘자 대출받아서 교회부터 크게 지었다. 주일 하루만 개방하는 5층짜리 교회는 하나님도 허락받아야만   있는  같았다. 천국에 가면   을 받는다며 헌금을 독려하는 목사님고급세단을 타고 다녔다.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축복받았다는 말을 늘어놓았지만  돈은 모두 신도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었다. 끝내주는 비즈니스다. 천국을 입에 달고 살면서 정작 현세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모습은 추태에 불과하다. 이런 실태를 이야기하려고 하면 기독교인들은 다들 모른 척했다.  알면서도   척하려는 것이었다. 자정작용도 없는 집단은 썩는다. 시험에 들었다는 말이나 믿음이 부족하다는 비난으로 비즈니스를 방어하는 수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얼굴로 세상을 살면서  세상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모른다. 천국이 정말 이런 인간들을 위해서 존재할까?


 천국이 정말 모두에게 평등하다면 모두가 부자처럼 여유 있는 삶을 살게 될까? 아니면 모두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살게 될까? 즐거움과 쾌락을 남보다  누리기 위해 경쟁하던 인간들은 모두가 평등한 천국에서 행복할까? 아닐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욥기의 믿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정작 하나님이 가진  중에서 하나만 빼앗아가도 원망하면서 절망할 것이다. 믿어야만 보인다는 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믿음을 들먹이면서  얼굴로 사는 모습은 위선에 불과하. 경건함 뒤에서 욕망과 쾌락을 추구하면서 평등한 천국꿈꾸는 코미디. 앞으로도 코미디와 비즈니스는 계속될 것이다.

이전 20화 방과 후 학교에 남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