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실패는 삶의 경험치가 된다
겨울은 운동하기 가장 힘든 계절이다. 따뜻한 방 안 포근한 이불 속을 벗어나 운동을 하러 가는 것이 너무나 귀찮기 때문이다. 헬스장은 집에서 10분도 안 되는 거리지만 영하로 뚝 떨어진 저녁 찬바람이 쌩쌩 불기만 하면 아주 멀리 떨어져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운동복과 런닝화를 챙겨 매일 운동을 하러 가는 것을 보면 마음은 싫다고 해도 몸은 자연스런 습관에 길들여진 것 같다. 햇수로는 이제 6년. 뜨거운 여름이나 찬 겨울이나 꾸준했던 운동이 이제 뚜렷한 습관이 된 것이다.
헬스를 오래 하긴 했지만 매일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일 뿐. 운동 능력의 향상이나 근력 운동의 중량을 늘리는 것에 나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매일 운동을 하면서 체력과 체격을 유지하려는 것이 목표인 만큼 나는 무리해서 운동을 하는 법이 없다. 다만 딱 한 가지 ‘턱걸이’ 만큼은 개수를 늘리려고 조금 무리하게 노력했던 편이다. 다른 운동은 중량이나 횟수를 늘리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턱걸이는 15개를 넘기기가 어렵다보니 나름오기가 생겼던 것이다. 작년 12월 매일 턱걸이를 100개씩 하자는 목표를 세운 첫 날. 나는 60개도 채우지 못하고 실패했었다. 그 후로 상체의 근력을 늘리는 운동을 다양하게 하면서 나름의 특별 관리를 실시했지만 그럼에도 턱걸이를 20개 하는 것도 너무나 힘들었다.
상체의 근력을 향상 시키는 것과 턱걸이의 개수 늘리기는 관련이 없어보였고 나는 아예 매일 근력운동을 끝내고 턱걸이만 따로 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10개 까지는 아무런 문제없이 턱걸이를 할 수 있었지만 꼭 15개를 넘기면서부터는 팔과 어깨의 근육이 파르르 떨리면서 힘이 빠졌다. 차라리 이럴 시간에 벤치 프레스나 복근운동을 더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운동의 마무리를 턱걸이로 끝내는 것을 나는 포기하기 싫었다. 처음 20개를 하면 다음번은 14개를 하기도 힘들었지만 개수에 상관없이 ‘한 개만 더’ 라는 생각으로 인상을 써가며 한 개씩을 더 채워 넣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1월이 되자 나는 한 번에 30개의 턱걸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15개를 넘어가면 팔은 아프고 어깨 근육에는 뻐근한 자극이 오지만 30개를 채우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재미있는 점은 매일 운동을 끝내고 턱걸이를 연습할 때는 단 한 번도 내가 30개를 달성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30개는 고사하고 한 번에 15개에서 16개의 개수를 채우는 것이 전부였다. 다만 도저히 못하겠다 싶을 때에도 그만두지 않고 1개를 더 채웠던 것은 최소한의 오기였다. 나는 목표치를 달성하지는 못해도 매일 빼놓지 않고 턱걸이를 했다. 매일 매일 내가 낸 결과는 목표에 근접하지 못한 실패에 가까웠지만 꾸준한 실패가 쌓이고 쌓여 마침내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한 번에 풀리는 경우는 없다. 이전의 부족한 실력이 하루아침에 발전하는 일도 없다. 무엇이든 한 순간에 달라지는 것은 없고 티 나지 않는 노력들이 꾸준하게 쌓일 때 변화는 비로소 가시화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누적되는 실패는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치 있는 경험치 라고 부를 수 있다.
지금 얼마나 잘하고 못하고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는 끈기를 갖는 일이다. 눈앞에 보이는 가시적인 그리고 일시적인 성과에 일희일비 하면서 너무 들뜨거나 실망한다면 꾸준함을 갖기 어렵다. 현재와 목표의 거리는 멀기에 차근차근 경험치를 쌓아나가는 일이 발전을 이끌어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