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은 진입장벽이 없다. 벽도 문도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찾아올 수 있고 모두에게 열려있는 곳이다. 편안하게 앉아서 나무와 수풀 속애서 휴식을 취할 수 도 있고 사람들과 모여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 바로 공원이다. 아침저녁으로 산책하는 사람도 있고 분수대가 있는 광장에서 모임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과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 가벼운 옷차림의 동네 사람들 모두 공원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낸다.
명학공원이 생기기 전에 그 땅은 불모지나 다름없는 공터였다. 검역소가 있던 자리의 방치된 공터는 밤이면 고양이들만 기웃거리는 곳이었다. 동네 한가운데를 차지한 땅은 원고지 빈칸처럼 무의미해 보였다. 시간이 지나 공터가 공원으로 바뀌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꽃과 나무 그리고 사람들이 공원을 채웠다. 오가는 사람 하나 없던 빈 땅은 이제 동네 사람들의 커다란 사랑방이 되었다. 낮이나 밤이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원은 행복을 만드는 공간이다. 인사를 건네면 모두가 친절하게 받아준다. 벤치에 앉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거나 눈으로 강아지들을 좇다 보면 웃음이 난다. 공원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친절한 공간이다.
스마트기기와 온라인이 전 세계를 연결하고 있지만 정작 현대인들은 첨단기술로 인해 고립되어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즐길수록 사람과 점점 더 멀어진다. 인간은 서로 눈을 보고 이야기하고 감정을 나누고 체온을 느끼면서 살아야 행복을 느낀다. 갑갑하고 답답할 때 나는 늘 공원을 걷는다. 모니터 속을 빠져나오면 밖은 사람들이 사는 진짜 세상이 펼쳐져있다. 창문 밖으로 펼쳐져 있는 공원을 보면서 사람들 속으로 나를 내보낸다.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원은 어떤 장벽도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진입장벽도 없고 접근성을 운운하면서 사람을 가리지도 않는다. 열쇠를 갖고 있는 소수에게 허락된 정원과 달리 공원은 모두에게 열려있다. 장벽도 없고 대문도 없다. 평등은 공간을 통해 실현된다.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공원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공간이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필요의 방처럼 원하는 것을 사람에게 제공해 준다.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의 휴식처가 되고 아이들한테 공원은 넓은 놀이터나 마찬가지다. 트랙을 돌면서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공원은 운동장이고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독서를 즐기는 내게는 도서관이다. 공원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를 바꿔준다. 그래서 나는 공원을 정말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