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등장과 동시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마츠켄삼바. 중후한 외모의 남자배우가 화려한 반짝이 의상을 입고 삼바리듬을 타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 때문에 한 번 듣고 나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재밌는 노래였다. 시대를 풍미한 마츠켄삼바가 최근 일본에서 다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거의 20년 만에 유행이 돌아왔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한 콘텐츠의 생명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버블경제 시기의 시티팝이 최근 몇 년간 큰 인기를 끌었던 것만 봐도 콘텐츠의 힘은 놀랍다. 작가 테드 올랜드는 사라지는 예술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다시 돌아오는 유행을 보면 그 말은 확실히 맞는 말이다.
보통 15년에서 20년 주기로 한 번씩 유행이 돌아온다. 아마도 다양한 연령대의 공감대가 일치하는 시기가 겹치기 때문일 것이다. 갓 성인이 된 이들에게 오래전에 유행한 노래나 패션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중년층은 젊은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게 되고 중간에 낀 30대는 기억을 토대로 공감하게 된다. 2014년 무한도전 토토가 특집은 90년대 댄스음악을 재조명하면서 레트로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20대부터 50대까지 같은 노래를 들으면서 즐거움을 나눴다. 세대가 하나로 통합된 느낌이었다. 레트로무드의 순기능은 공감대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추억을 파는 행위는 불경기의 상징과도 같지만 긍정적인 면이 더 큰 편이다.
유행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나 마찬가지다. 사라지지 않고 세대를 거치면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재생산한다. 하이틴 느낌으로 재해석된 Y2K 패션이나 2000년대생 아티스트들의 감각으로 재탄생한 시티팝은 신선한 느낌을 준다. LP와 턴테이블, 2000년대 중반의 인기아이템 디지털카메라, 그리고 클리어선글라스까지. 최근에 다시 주목받는 것을 보면 유행은 확실히 돌고 돈다. 한 번 정점을 찍었던 것들은 잠시 잊히는 것일 뿐 사라지지 않는다. 미디어 속에서 종종 언급되고 패러디와 오마주로 소비되다 때가 되면 다시 유행을 탄다. 트렌드를 선도했던 아이돌이나 유튜버와 그리고 SNS의 셀럽들은 제2의 전성기가 남아있다.
2023년에 다시 들어본 마츠켄 삼바는 여전히 인상적인 노래였다. 버블시기의 일본의 풍요로움을 자랑했던 8,90년대 음악과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장기불황과 양극화가 극심한 2000년대의 무기력을 씻어보려는 흥겨움이 삼바리듬 속에 숨어있다. 시대를 반영한 예술은 긴 수명을 갖는다. 앞으로 20년이 지나서 또다시 마츠켄 삼바의 계절이 돌아오지 않을까? 그때도 팍팍한 분위기가 일본사회에 남아있다면 다시 유행할 수도 있다. 어쩌면 2030년대가 되면 강남스타일이 다시 유행할지도 모를 일이다. 말춤을 추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싸이는 어떤 모습일까? 그때쯤이면 중년이 되어 추억을 떠올리면서 그의 튼튼한 관절을 부러워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