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눈이 자주 내린다. 창 밖으로 소낙눈이 보인다. 나는 함박눈보다 땅에 닿자마자 녹는 소낙눈을 좋아한다. 쌓이지 않고 하늘거리는 모양이 꼭 흩날리는 하얀 벚꽃 잎 같다. 예쁜 모습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점이 좋다. 눈은 언제 봐도 예쁘다. 내리는 눈을 보면서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은 불행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행복의 본질은 일상에서 사소한 기쁨을 발견하는 것이다. 수시로 작은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봄날에 내리는 꽃비나 흩날리는 하얀 눈을 볼 때면 한 번씩 마음을 돌아본다. 작은 기쁨을 발견하고 사소한 행복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지 확인한다. 바쁘게 살다 보면 행복을 잊고 살기 쉽다. 땀 흘려 쟁취한 성과나 경쟁에서 승리해서 획득한 성취는 행복이 아니다. 과업을 수행해서 얻은 결과는 만족감에 가깝다. 하지만 행복은 목표가 아니다.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도달해야 하는 멀리 있는 결승점이 아니라 길을 걷다 만나는 화창한 날씨 같은 것이다.
행복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향유하는 것이다.
언젠가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소유에서 오는 즐거움은 일시적이지만 삶의 기쁨을 발견하는 즐거움은 지속적이다. 겨울아침 소복하게 쌓인 눈을 보고 맘이 설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눈을 치우는 일은 힘들지만 예쁜 풍경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가짐의 차이가 관점의 차이를 만들고 삶을 대하는 태도와 온도까지 결정한다. 내리는 눈을 보면서 짜증 내는 사람과 웃는 사람의 삶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한 해가 끝날 무렵에는 늘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작은 행복을 누리고 사소한 기쁨을 찾을 수 있는 삶을 살았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 가진 것에 감사하면서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다. 글을 쓰는 동안 창 밖에 내리는 소낙눈이 함박눈으로 변했다. 빗자루를 들고나가서 눈을 쓸었다. 빗질을 하다 옆집 할머니를 만나서 인사를 나눴다. 옆집과 이웃집 대문 앞 그리고 골목 어귀에 쌓인 눈까지 모두 치웠다. 옷에 묻은 눈을 털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회색하늘 아래 떨어지는 눈송이가 꽃송이처럼 고운 하얀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