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갔다 집에 오는 길에 미용실 고양이를 만났다.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에 앉아서 유유히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살짝 억울하게 생긴 얼굴 때문에 어구리라고 이름을 붙였다. 1분 거리에 있는 다른 미용실에도 고양이가 두 마리나 있다. 치즈고양이 두 마리는 완전히 똑같이 생겨서 매번 구별하느라 고심한다. 지금은 이전한 또 다른 미용실 역시 고양이를 키웠다.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정말 예쁘게 생긴 코리안숏헤어였다. 가끔 매장 앞을 지나갈 때면 야옹하고 내게 인사했다.
고양이가 있는 미용실이 동네에 유난히 많다. 명학역 근처 미용실에서도 고양이를 봤다. 작은 몸집을 보아하니 한 살도 안된 것 같았다. 고양이와 미용실은 참 잘 어울린다. 털 빠짐이 심한 고양이를 집에서 키우려면 관리가 쉽지 않다. 하지만 미용실은 잘린 머리카락을 매일 깨끗하게 청소를 한다. 고양이 털도 함께 버리면 그만이다. 미용실이라면 고양이의 털갈이 시기가 와도 걱정 없다. 편안하게 누워서 자고 있는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고양이를 좋아한다. 창가에 앉아서 햇살을 만끽하는 고양이는 어떤 광고보다 효과적이다.
고양이 미용실은 코로나와 불황을 견뎌내면서 단 한 곳도 폐업하지 않았다. 오래된 점포들이 줄줄이 사라지는 와중에도 고양이가 있는 미용실은 전부 살아남았다. 이쯤 되면 마냥 우연이라고 치부할 수 없을 것 같다. 미용실의 고양이들은 진정한 마네키네코다. 힘든 시기에 단골손님과 매출을 지키는 든든한 효자 역할을 해냈다. 귀여운 고양이를 보려고 일부러 미용실을 찾는 손님들도 적지 않았다. 미용실 고양이들은 맛있는 간식과 츄르를 넉넉하게 받아먹을 만하다. 정말 밥값을 제대로 했다.
미용실 고양이들은 다들 보기 좋게 살이 올라있다.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을 듬뿍 받아서 행복해 보인다.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갈등과 분란이 일상화된 시대라 그런지 서로를 아끼는 사람과 고양이의 모습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사람도 고양이도 함께 지내면서 크게 다투지 않는다. 잠깐 토라질 때도 있겠지만 미워하거나 차갑게 외면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기 때문에 더 많이 배려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사람보다 동물이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