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좋은 날

by 김태민

친구와 통화를 하다 요새 좋은 일이나 재미있는 일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특별한 일은 없지만 행복한 일은 오늘 몇 번이나 있었다고 대답했다. 점심으로 먹은 닭볶음탕이 유난히 맛있었고 뿌옇게 흐린 하늘이 맑게 개어서 기분이 좋았다. 카페에서 읽은 이사카 코타로의 <밤의 나라 쿠파>의 결말이 마음에 들어서 좋았다. 연휴 마지막날을 느긋하게 보낼 수 있어서 편안했다. 늘 이런 작은 기쁨을 발견하면서 산다. 잠에서 깨면 매일 아침마다 하루를 선물 받는다.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일은 삶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크든 작든 기쁨은 뇌에 같은 자극을 준다. 목표를 성취할 때 경험하는 희열과 선물가게에서 귀여운 물건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기쁨은 근본적으로 같다.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가슴이 벅찰 만큼 극적인 순간은 드물다. 삶의 대부분은 평범한 날들이다. 일상 속에서 작은 기쁨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행복이다. 때로는 삶에 모험이나 도전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특별함을 찾아 쉼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마음이 지치기도 한다. 그럴 때는 가장 가까이 있는 일상의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감정은 복잡하지만 뇌는 단순하다. 매일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다 보면 뇌는 행복을 자주 느끼게 된다. 기분 좋은 일은 매일 일어난다. 가볍게 생각하고 모른 채 스쳐 지나갈 뿐이다. 모든 날이 다 특별한 날이다.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발견하면 삶은 전보다 더 아름다워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행복을 만날 수 있고 사소한 기쁨도 찾아낼 수 있다. 기분이나 감정은 일시적일 뿐 삶을 지배하지 않는다. 삶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힘은 언제나 마음가짐이다.


나쁜 날도 없고 슬픈 날도 없다. 안 좋은 감정은 날씨와 같다. 구름이 걷히고 비가 그치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짙은 먹구름이 지나고 나면 늘 맑고 푸른 하늘을 만나게 된다. 나쁜 기분은 일시적이다. 잠깐 퍼붓다 사라지는 소나기나 마찬가지다. 매일매일이 늘 좋은 날이다. 작은 기쁨을 발견했다면 그날은 행복한 날이다. 날씨가 좋아서 행복했고 밥이 맛있어서 행복했다. 이런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행복했다. 오늘도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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