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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민 Dec 16. 2017

승자의 마음

내일 승리하기 위해 오늘 시련을 겪는다

 삶은 끝이 보이지 않는 아주 먼 길을 향해 걷는 여정이다. 인간의 기대수명이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를 살고 있는 나는 올해로 인생의 3분의 1정도 되는 시간을 보냈다. 아직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고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안다. 살아보아야만 깨달을 수 있는 것들과 겪어봐야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사는 게 힘들고 생활에 고단함을 느낄 때마다 다가올 날들을 기대하며 힘을 낸다. 때론 쉽게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기도 하고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방황하기도 했다. 지금보다 좀 더 어렸을 적에는 그런 시간들이 삶을 낭비하게 만든 것 같아 괴로웠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생에 있어서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없다는 것을 안다. 
  
 정지 한 것처럼 보이는 잔잔한 물결 아래 조용히 흐르는 해류는 심해의 지형을 바꿀 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방황하며 그냥 흘려보냈다고 생각한 시간들은 삶의 오답노트가 되어 인생을 크게 변화시킨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선택의 기로에서 나를 다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단 번에 나아지는 삶은 없다. 시간을 많이 허비해버려 늦었다고 생각할 때 다시 돌아와 새로 시작할 수 있다면 역전은 얼마든 가능하다. 포기하지 않는 한 매일매일은 언제나 삶은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품고 있다. 살아갈 날들이 더 많다. 놓친 것보다 새로 얻게 될 것들이 훨씬 더 많다. 지나간 것들을 아쉬워하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후회할 필요는 없다.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승부가 이미 결정되었다며 일찌감치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다. 
  
 강인해 보이는 사람들이 부러웠었다. 시련에 담대하게 맞서고 매일 승승장구하며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리는 이들을 동경했었다. 반대로 평범하다 못해 너무나 부족해 보이는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겨 마냥 부끄러워했다. 지금과 전혀 다른 오래전의 나는 그랬었다. 시간이 흘러 20대를 지나 30대가 된 지금. 나는 한 때 내가 불가능다고 생각했던 꿈을 향해 걷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좌절과 시련 그리고 슬럼프는 계절처럼 꼬박꼬박 찾아온다. 그러나 예전과 다르게 나는 나보다 잘난 사람들을 부러워하거나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제의 나보다 좀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을 허비한다고 해도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다시 꿈꾸며 땀을 흘릴 수 있다면 다 괜찮다. 
  
 인생이 아주 긴 여정이라면 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성이다. ‘얼마나 빠르게 앞서가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바르게 나아가는가.’ 가 중요하다. 그런 삶의 방향성을 알기 위해서는 잘못된 선택을 직접 해보아야만 한다. 직접 겪어보면 사람은 알게 된다. 머리로 아는 게 아니라 삶이 주는 또렷한 메시지를 이해하게 된다. 경험만큼 훌륭한 스승은 없다. 바르게 살아가는데 있어서 실패와 후회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나 마찬가지다. 때론 그것들에 발목을 잡혀 꽤 많은 시간을 허비하기도 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어 외로운 시간을 견뎌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번 제대로 방향이 잡히고 나면 우리에게 남는 건 전진뿐이다. 낭비한 시간을 만회하고 흘러간 세월을 역전시키고 남을 만하다. 
  
 실패는 두렵다. 패배는 무섭고 선택은 언제나 피 말리는 부담감을 준다. 하지만 실패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진다. 그 사이 방황하며 지나가는 시간들을 통해 사람은 성장한다. 성공이라는 왕관을 쓰고 나면 누구나 안주하게 된다. 그러나 실패할 때면 우리는 잠시 방황하다 끝내 추스르고 일어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실패는 치열한 순간들을 살아냈다는 훈장과도 같다. 성공처럼 빛나지는 않지만 또렷한 무게감으로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결국 인생에 있어서 실패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패배는 새로운 도전으로 방황은 성장으로 지난날의 잘못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반성으로 변화한다. 그러므로 살아가는 모든 순간들은 전부 다 ‘기회’다.
  
 20대의 내가 겪었던 실패는 대부분이 반쪽짜리였다. 몸으로 직접 부딪혀가며 깨지고 망가지다 뻗어버렸던 실패다운 실패는 몇 번 없었다. 거의 대부분은 두려워하다 스스로 도망쳐버린 합리화가 실패의 가면을 쓰고 있었을 뿐이다. 그 때의 나는 어리고 또 어리석었다. 30대가 된 지금의 나는 더 이상 실패나 절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앞으로 찾아올 삶의 시련을 통해 더 많이 깨닫고 배워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방황과 실패 그리고 시련 같은 것들은 삶을 크게 성장시키는 촉진제의 역할을 한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나는 기꺼이 고통을 감수할 생각이다. 
  
 방황은 한 때다 .실패로 인한 슬럼프 역시 지나가고 상실감이 주는 절망도 생활 앞에 희석되기 마련이다. 행복한 순간들은 만족감을 주지만 힘든 시간들은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인생에 있어서 나쁜 것은 어쩌면 하나도 없는 지도 모른다. 오늘의 비극이 결국 내일의 삶을 희극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내일 승리하기 위해 오늘 시련을 겪는다. 이기기 위해 살아가고 있으니 슬픈 것도 나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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