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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코치 Jul 11. 2023

사내 '카산드라' 들의 예언을 유심히 여길 것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는 실무자가 잘 안다.

애자일 코치의 역할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1. 문제가 무엇인지 드러나게 하는 것

2. 솔루션의 임팩트를 크게 만드는 것


일의 선후행 관계를 따지면, 어떤 문제를 드러나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먼저다. 

문제에 따라 해결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회사의 가장 긴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썼다.


그런데 '긴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쉽사리 그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동료들과 밥 먹듯 1on1을 하고 미팅을 관찰하고, 설문조사를 돌리지만.. 그럼에도 '긴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럴 때 아주 좋은 꿀팁이 있다. 그건 사내 '카산드라' 들의 예언을 유심히 여기는 것이다.

아, 카산드라가 뭐냐고?


그녀가 카산드라 "Cassandra"

카산드라는 일종의 은유인데,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딸인 카산드라는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을 얻었지만 동시에 아무도 그 예견을 믿지 못하게 저주에 걸린 인물이다. 카산드라는 언제나 미래를 정확히 예측했고 사람들에게 말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


슬픈 스토리다. 맞는 말을 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다니... 그런데 현실에도 이런 카산드라들이 있다.

영업팀 과장님, 마케팅 대리님, 콜센터 A사원님 등 직급과 무관하게 현장에서 문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현장 실무와 맞닿아 있을수록 카산드라일 가능성이 높다. 고객과 가장 밀접하게 일하는 사람들이니 고객의 불만 사항도 가장 빠르게 캐치한다.


그런데 신화 속 이야기처럼 이들의 이야기는 조직 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야 할 리더들에게 잘 전달이 안된다. 아무도 카산드라의 예언을 귀담아듣지 않는다면, 신화 속 트로이의 귀족들, 왕처럼 결국 파국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누가 카산드라인지 유심히 찾아라, 경험상 다음에 해당하면 카산드라급 예언자일 가능성이 높다

1. 퇴사를 앞둔 동료

2. 코치에게 먼저 1on1 신청을 한 (평소에 그리 친하지 않았던) 동료

3. 혼자 동의하지 못한 채 고개를 갸웃거리는 동료


먼저 퇴사를 앞둔 동료는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고 명확하다. 가끔 '긴급하고 중요한' 회사의 문제와 거리가 먼 개인적 불만사항을 길게 늘어놓는 사람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말은 꽤 유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주 구체적인 에피소드, 실명 정보까지 들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두 번째는 코치에게 먼저 대화를 요청한 경우다. 조건은 '평소에 그리 친하지 않았던'이 붙는다.

한 번은 얼굴과 이름도 가물가물했던 동료분이 커피타임을 요청해서 별생각 없이 갔다가. 1시간 넘게 회사의 불만 사항을 잔뜩 듣고 왔던 적도 있다. 조금 당황했지만 얼마나 이 문제가 그에게 긴급하고 중요한지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그 정도 온도감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문제겠구나 짐작해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혼자 동의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동료다. 이들은 특히 어려운 논의가 이어지는 미팅 현장에서 관찰되곤 한다. 미팅 분위기 상 더 이견을 내지 못해 이들의 모습이 묻히기도 하는데, 십중팔구 본인이 느끼는 더 크고 중요한 문제가 있을 경우가 많다. 난 미팅이 끝난 뒤 조용히 찾아가 질문하는 편이다.

"A님 아까 질문에서 다들 찬성하는 분위기였는데, 제가 지켜보니 홀로 고개를 갸웃거리시더라고 혹시 저희가 놓친 문제가 더 있을까요?"


이렇게 질문을 들었을 때 대게 본인들이 파악한 정보, 추가 의견을 더 들려주었다. 그리고 중요한 미팅이었을수록 그 의견들이 꽤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로 이어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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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질문

나는 오늘 어떤 예언을 들었는가? 절대 흘려보내면 안 되는 정보, 의견, 뉘앙스는 무엇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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