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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Sep 01. 2021

모든 게 너의 작품이 된다

고난이 너의 자산이 된다

선배 요즘 많이 힘드네


후배가 회사의 큰 프로젝트를 맡아 7개월을 달려왔다. 일요일 밤에 문뜩 문자가 왔다. 요즘 심적으로 많이 힘든 듯하다. 프로젝트 발표가 내일인데 마무리 작업하냐고 일요일도 없이 늦은 밤에 문자가 왔다.


나에게 소중한 후배다.

기본적으로 선하지 않거나 자신만 아는 후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욕심을 보이며 정치적 모습을 드러내는 친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을 대할 때 호불호를 명확히 할 필요는 없으나 감정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늦은 시각까지 준비하는 과정은 당연한 거다.

일요일이면 어떻고 휴일이면 어떤가! 자기 자신이 맡은 일에 열정을 갖고 책임지려는 모습이 중요하지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분명 후배는 힘들 거다. 윗분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다듬어지기보다 시작단계에서의 어수선함을 발표해야 하고 이 프로젝트가 왜 필요한지를 설득시키는 자리가 불편할 것이다. 몇 번의 발표를 통해 깎기고 상처 받고 질탄 받은 상황이라 더욱 위축되고 자신의 당당함을 표출하지도 못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안다. 그를 잘 안다.



이 프로젝트의 방향을 후배가 다시 잡아나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 친구가 충분한 내공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 후배는 솔직한 친구다. 잔머리 굴리려 하지 않는 친구다. 해외 오지에서도 낯선 외국인들 앞에 세일즈를 했던 친구다. 자신감도 있었던 친구다. 내재되어 있는 힘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직책이 높아지면 본인이 책임져야 되는 일도 많아지고 같이 일하는 후배들에게도 자신감 있는 선임이 되어야 하는데 많은 과정을 통해 스스로가 힘들었던 것이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답답하면 자주 통화를 했다. 이 친구를 매우 아끼기에 뭐라도 도와주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난 들어주는 선배로의 역할이 전부다.


결국 후배가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발표를 한 날 많이 혼났다고 한다. 보고서를 일부 봐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뭐가 잘못되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내 일들을 하다 보니 정신이 없었다. 다음날 저녁에 둘이 간단히 저녁을 먹기로 하고 얼굴을 봤다.


질타는 있었는데 자신감은 생겼어요. 방향이 잡히니 오히려 질타가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네요.

 "처음에 프로젝트 발표할 때 자신감 없는 태도와 진행되면서 확신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가 이미 패배하고 가는 게임처럼 느껴지니 상사들에게도 좋아 보이지 않고 긴장만 하게 되고 그래서 더욱 괴로웠던 것 같아요. 도망가고 싶었고요. 고마워요 선배!"


스스로가 간절하게 방향을 찾고 간절하게 행동하면서 본인이 또 한 단계 성장한 것이다.


후배가 너무 힘들어할 때 이런 말을 던졌던 기억이 난다.


"누구도 회사 내에서 해 본 적 없는 사업을 하기 때문에 본인들이 주변에서 듣고 본인들이 깊게 생각하지 않은 상태로 많은 말들을 던질 거야. 기존의 틀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바라보며 훈수도 두고 싶고 나 이만큼 아는 사람이야 하며. 그런데 그런 거에 안 흔들릴 수 없지만 너 스스로 중심 잡지 않거나 프로젝트의 방향 프레임을 제대로 만들어 놓지 않으면 넌 늘 자신감 없게 흔들릴 거야. "


너의 방향 프레임을 잡아.


그리고 프로젝트가 실패해도  네가 고민하고 깊게 생각했던 것들은 다 너의 것이 되는 거야. 회사에서 투자하고 새로운 시장을 공부시켜주며 누구보다 더 많이 트레이닝시켜주는데 뭐가 두려워.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망한다고 해도 이젠 회사에서 너만큼 아는 사람도 없을 거고 그것이  회사에서 안 좋은 낙인이 돼도 밖에서는 오히려 실패 경험이 너의 자산이 될 거야. "


모든 과정과 모든 결과물은 다 너의 자산이야.

"얼마나 행복해. 잘 될 거야. 힘든 프로젝트를 맡고 진행하는 것 자체가 너에게는 오히려 행운이야."


 후배는 훌륭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있고 난관을 절실하게 극복하려 하며 떨어진 자신감을 더 많은 상사와 후배들 앞에서 끌어올리고 있다. 그냥 고맙고 훌륭한 후배가 있어 나 또한 든든하다. 다시 해외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세일즈 할 때의 패기가 돌아와 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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