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장소라는 느낌은 복합적인 것 같다. 시대의 흐름에 핏이 맞아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일 수도 있고 오랜 시간이 흘러 역사가 묻어 있는 곳일 수 있다. 그런데 이것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
사진이 잘 나와야 하거나 다른 장소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요즘 힙한 곳은 현대와 과거가 결합되어 시대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복합적 의미의 거리가 힙하다. 핫플은 MZ세대가 시대의 주류로 들어서며 더욱 회자되는 키워드다.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이다. 디지털을 엄마 배 속부터 간접적으로 보고 듣고 태어났고 태어나서는 디지털 없이 살 수 없는 새로운 종족으로 성장했다.
MZ세대는 90년대 이전 삶을 알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90년대 이전 삶이 그들에게는 새로운 것이다. 북촌, 을지로, 성수동 등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있는 곳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MZ세대 분위기이지만 이곳에 힙하고 핫한 레스토랑과 카페. 베이커리 등이 등장하며 기존 나이 드신 분들이 찾던 곳이 MZ세대가 찾는 핫플이 된 지역이다.
핫플에 빠질 수 없는 게 사진이다. SNS에 모든 일상이 사진화된다.
갔다 온 곳은 해시태그를 통해 널리 퍼지고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꼭 가야 하는 곳으로 유명세를 받는다. 안 가보는 것은 대화에 끼지 못하는 아싸가 되는 방법이다. 외지 사람들은 원주민들이 자주 가는 곳까지 찾아가고 SNS에 과시욕을 보여 주며 다른 사람들까지 그곳으로 불러온다. 핫플은 이젠 원주민들이 갈 수 없는 줄 서는 곳이 되고 사람들은 더욱더 그곳에 몰려든다.
시간을 머금은 옛 장소는 인테리어가 변화지 않았어도 그 자체가 오히려 매력덩어리가 되고 현대감각의 핫플은 인테리어와 소품까지도 가게의 콘셉트에 맞도록 꾸며 놓는다. 하지만 현대적 핫플은 지역적 전통과 시간의 가치를 같이 공유하고 있어 모던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런 복합적 요소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제공하는 제품의 퀄리티는 최상은 아니라도 우수 정도면 사진, 해시태그, 시간, 분위기가 이미 그곳을 핫플로 만들어 놓는다.
북촌 핫플을 갔다 온 김유미 크레이터가 그림을 그려 주었다.
런던 리얼 느낌 인테리어와 소품, 이국적 분위기가 사람들의 눈을 호강시키고 다양한 베이글이 사람들의 혀를 자극한다. 베이글은 유대인들이 즐겨 먹는 딱딱한 빵에서 유래되어 뉴욕의 값싸고 맛난 가성비 좋은 아침식사 대용으로 전수되었다. 뉴욕의 가성비 좋은 길거리 음식으로 한국의 토스트와도 비슷한 성격을 가진 빵이다. 밋밋한 맛의 빵이지만 뭔지 모를 미국적 느낌이 전달되는 빵이다. 그런데 북촌이란 옛 시간이 살아 있는 곳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란 핫플이 있다. 미국도 아닌 영국 그리고 베이글 거기에 다양한 베이글이 디스플레이된 뮤지엄이 런던 베이글 뮤지엄 이란 이름으로 자리하고 있다. 평일에도 줄 서서 먹고 주말은 기본이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한다고 한다.
핫플이 이미 되어 버린 곳이 시간이 지나도 50년 이상 그 자리를 지키는 핫플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시간은 역사를 간직하고 자신의 본질을 오래 지켜나갈 때 그곳을 수십 년이 지나도 핫플로 유지시켜준다. 시대의 흐름에 계속 변해야 하는 곳은 그 순간의 핫플일 수 있다.
진짜는 시간이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농축시킬 때 진짜 핫플로 유지되는 것이다.
장소만 그럴까?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모일수록 더욱 자신의 향기가 커지는 사람이 진짜로 남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