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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Feb 20. 2022

서른,  여행에서 만난 인생의 진실

영원한 것은 없고 떠난다는 것은 행복한 것

떠난다... 그리고 사랑한다.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바람을 따라 갈지, 산을 따라 갈지, 작은 오솔길을 따라 갈지… 자연의 흐름에 묻혀 나를 맡긴다는 것은 너무 즐거운 상상이다.


 어디를 향한다는 것은 방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향을 정하지 않고 어디론가 떠날 때도 있다.  방향 없이 걷다가도  방향이 정해질 때도 있다. 방향이 정해지면 수월하고 시간도 절약된다. 하지만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시간과 노력이 더 소요되기도 한다. 그런데 인생에 모든 것이 방향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가다 잠에 빠지기도 한다. 가다 예기치 못한 일을 당할 수도 있다. 전혀 상상하지 못하던 아름다운 광경을 내 눈에 담을 행운도 있다. 이게 모두 떠나며 얻을 수 있는 여행의 행복 묶음이다.


서해안을 한 바퀴 돌고 싶었다.


어느 누구의 간섭도 없고 어느 누구의 지시도 없으며 단지 여행이란 목적을 갖고 서해라는 곳을 가보고 싶었다. 떠나고 느끼는 여행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과 가장 즐거운 여행의 맛을 만났다.


서울 도심을 벗어나 서해 고속도로를 타고 태안반도로 향했다. 태안반도의 짠 파도의 소리를 듣고 싶었고 태안반도의 긴 해안가를 보고 싶었다. 태안반도를 빠져나와 해안가 국도만을 찾아 아래로 아래로 향했다. 부안군 변산반도를 향한다. 변산반도를 향하는 나의 마음은 너무 즐겁다. 국도의 작은 길들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자연이 나를 감동시킨다. 푸르른 들판과 산, 넓은 평야, 푸른

하늘과 맞닿은 바다 등 이렇게 한국의 자연이 아름다운지 나의 잠자던 가슴을 일깨운다. 가슴속으로 푸르른 자연이 그리고 녹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것 같다.


저녁 무렵 해는 붉은빛을 먹고 온 세상을 물들인다. 떨어지는 해는 평야와 나의 가슴을 더욱 울렁이게 한다. 그 아름다움을 가슴속에만 넣을 수 있을 뿐 나의 머리에는 남길 수 없다. 가슴으로 느끼고 눈으로 그 향연을 즐길뿐이다.


입에서 외마디 소리가 난다.  "와…. "

입이 벌어지고 눈이 커진다. 나의 동공이 자연에게 말을 건넨다. "당신의 아름다움에 나 또한 눈이 멀었다고. " 작은 길 속에 숨겨져 있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누구의 가식도 없고 자연의 순수함만을 보며 가슴속 깊은 소리를 듣게 한다.


변산반도를 지나 선운사의 백일홍을 보며 산사에 절을 한다. 산속 깊이 들어가는 길가에 난 푸르름의 냄새를 맡는다. 조용히 걸으며 자연의 숨소리와 내가 동일화한다.


선운사의 녹음을 접고 목포를 향했다. 달려온 목포의 일몰은 뭔지 모를 나의 가슴을 자극한다. 아름다움에 숨어있는 쓸쓸함, 나의 옆자리가 허전하게만 느껴진다.


아침잠을 깨워 서해의 땅끝인 진도를 향해 달려간다. 진도의 바다가를 돌며 여행의 마무리를 한다.


떠난다.. 그리고 사랑한다.


자연 속의 나를 사랑하고, 자연의 숨소리를 사랑한다. 떠났기에 숨겨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나의 가슴에 오래 남기고픈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난 이 자리로 돌아왔다. 아직 난 살아 있다. 그리고 또 떠난다… 그리고 사랑한다. 자연의 모든 것들을….


숨겨진 숨결을 난 사랑한다. 그리고 나의 곁에 있는 가족과 나의 미래를 난 사랑 하리라.


떠나라… 그리고 사랑하라….




영원한 것은 없다.


바다 모래사장에 나의 발자국을 남깁니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나를 봅니다. 뒤에 남은 발자국이 저를 끌어안고 자꾸 후회를 남깁니다.


세상에 태어나 나만의 발자국을 남기리라 생각했습니다. 바람이 불고 뒤에 남은 발자국들은 서서히 흔적을 잃어갑니다. 세월이 흐르고 시간이 지나면 저의 흔적도 사라지겠죠.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Four Seasons Of Life 중 by wood k



서해라는 곳을 가보고 싶어 30대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정확한 방향 없이 서해라는 지역의 아름다움을 느끼려고 떠났던 여행이었습니다. 30대의 청춘이 가기 전 나만의 추억을 남기고 30대 시간을 아쉬워하며 어디론가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운 풍경에 감정이 커졌고 작은 시골길을 운전하며 고속도로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감성을 끄집어냈습니다.


가는 길에 바닷가 모래사장에 신발을 벗고 걸으며 지나온 날들의 발자국을 뒤돌아 보았습니다. 발자국들은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아쉬워합니다.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저도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도 시간이 흘러갈수록 자신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고 자신의 시간만큼 살다 사라지겠죠.


어머님의 기억을 생각할 때마다 나도 언젠가는 어머니 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아파하고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사는 동안 행복해 하며 즐겁게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기에~

떠난다는 것은 배울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떠난다는 것은 나를 돌아볼 시간을 줍니다. 그리고 내 주변을 바라보게 합니다.


입춘이 지나고 아직 날씨가 춥지만 그래도 파란 냉이와 노란 개나리는 벌써 자신들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봄의 기운이 물씬 풍길 때 어디론가 떠나보세요. 자연의 기운을 받고 나의 인생에 봄내음의 향기를 입혀 보세요. 그럼 오히려 인생이 더 밝아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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