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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01. 2022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인생 여행
기억에 남는 여행은 계획에 없던 여행이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요즘 휴가철이라 직장동료들이 휴가를 떠난다. 개인마다 다른 취향과 개인마다 선호하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들이 생각하는 휴가는 각자가 다르다. 어느 친구는 집에서 쉬면서 재충전을 하겠다는 친구가 있고 어느 친구는 강원도의 시원한 바다를 보고 싶다는 친구, 서해에서 아이들과 갯벌 체험을 하겠다는 친구, 코로나의 위협을 무릅쓰고 해외로 오랜만에 가겠다는 친구, 그래도 한국은 제주도라는 친구 등 다양하게 휴가를 보낸다. 어쨌든 여행은 즐겁다. 그리고 가기까지 설레고 기대가 된다. 준비하는 과정들도 힘들다는 표현보다는 기대된다는 표현을 쓴다. 익숙한 것들과의 오랜만의 이별은 사람들을 들뜨게 한다. 자신이 돌아 올 곳이 있는 상황에서 여행은 이탈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한 가족과 보낼 수 있는 휴식, 혼자만의 기분 전환 등 회사라는 곳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와 가족과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떠나는 자체가 즐겁고 설렌다.
한 친구가 휴가를 이야기하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
" 계획대로 가는 여행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계획대로 되고 움직여지니 그때는 좋을 수 있어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남질 않는다. 오히려 계획대로 안 되고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벌어지는 여행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래서 여행은 계획이 있지만 계획이 무시당하는 여행이 재미있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래야 가족이던 친구든 서로에게 나이가 들어도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갑자기 여행이 떠나고 싶으면 계획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은 더욱 즐거움을 선사한다."
골프는 멤버를 선정하고 날짜를 적어도 1달 전에 잡는다. 그날의 날씨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고 예측한다고 해서 맞는 것도 아니다. 늘 비나 눈이 오게 되면 경기를 취소하는 경우도 생기고 현장에 갔을 때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도 벌어져 서로 식사만 하고 막걸리만 먹고 오는 경우도 생긴다. 며칠 전 운동을 할 때 비가 많이 왔다. 워낙 더운 날씨이고 오후 시간대라 더위와의 싸움이 힘들겠다는 생각은 모두가 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비가 꽤 많이 내렸다. 한 친구가 이렇게 말한다.
"오히려 더웠으면 운동하다가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텐데 오히려 비가 쏟아지니 계획하지 않았던 상황이 벌어졌네요. 오늘은 비 오는 날에 운동하는 좋은 추억이 남는 날이 될 듯한데요.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계획에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게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우리가 나이 들고 언제 비를 이렇게 맞아 보겠어요. 늘 우산 쓰고 차 타고 다니면서 비만 피하고 다니는데 오늘만큼은 실컷 비를 맞을 수 있어 너무 좋네요. 비가 오니 더위도 잡아주고 진짜로 좋은 분들과 시간 보내면서 이렇게 계획하지 않는 비를 즐기니 너무 좋습니다."
인생 사는 게 우리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짜인 패키지여행보다 배낭 메고 힘들게 다녀온 여행이 기억에 남듯 우리 인생도 계획하지 않았던 일들이 수없이 벌어진다. 그래서 인생은 재미있는 것일 수 있다. 그 재미에 힘듦도 있고 괴로움도 있고 화가 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변수가 많다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인생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행을 가는 친구의 말이나 비 오는 날 운동을 같이한 친구의 말이나 "우리의 인생은 변수 투성이고 계획대로 안 될 때 오히려 긍정적 생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게 어떤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는 느낌이다. 어제와 오늘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 하늘에서 오는 비를 슈퍼컴퓨터를 통해 예측하지만 늘 그 예측이 맞는 것은 아니다. 자연은 계획대로 흐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작은 비가 폭우로 변하고 무서운 해일로 변하듯이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게 자연이고 우리의 인생사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너무 섣불리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여행이기에 두려울 수도 있지만 재미가 있을 수도 있다. 또한 계획하지 않은 우리의 인생이 더 큰 의미를 우리에게 선사해 줄 수 있다. 비가 갑자기 내려서 당신의 옷이 젖을 수도 있고 많은 비를 예상치 못하게 맞을 수도 있다. 우산도 없이 처량하게 길을 걸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비를 맞을 기회를 얻은 것이 처량한 것이 아니라 당신의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줄 수도 있다. 또한 당신에게 이 세상 살아가며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