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K Aug 16. 2022

회사생활은 양면을 갖고 있다.

회사는 당신에게 기회이지만 또한 당신을 지치게 한다.

며칠 전 2명의 후배를 만났다.


같은 회사를 다니다가 퇴사를 하고 다른 회사에 입사해서 핵심인재로까지 인정받으면서 다니던 후배와 육아휴직을 통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잠시 휴직기를 갖는 후배들을 만났다. 둘의 표정은 밝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기쁜 기분도 있고 편안 자리이기에 더욱 웃음기가 살아 있었던 것 같다. 한 친구는 회사에서도 인정받으며 핵심인재로까지 평가받던 친구인데 회사를 그만 두었다고 담담히 소식을 전한다. 뭐가 그 후배를 힘들게 했을까 조심스레 물어본다.


 " 선배, 8년 이상을 같은 회사를 다니다 보니깐 정말 번아웃 되었어요. 워낙 큰 회사에 많은 인원들과 관련된 일들을 매일 매일 쳐내다 보니 어느 사이에 제가 너무 지쳐있더라고요. 갑자기 우울증 비슷한 증상이 오고 심리 치료도 하게 되더라고요. 회사에서는 일 잘한다고 인정을 받고 그래서 성과도 늘 더 받았는데 제 스스의 정신과 육체가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달려왔더라고요. 너무 힘들어서 회사에서 남자로서 처음으로 육아휴직을 내었어요. 좀 쉬면서 리프레쉬를 하려고 했어요. 아이하고 많은 시간을 대화하고 놀아주면서 굉장히 보람된 시간이었고 주식도 조금 하면서 돈을 모아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회사를 그만두었어요. 처음에는 너무 시원하더라고요. 대기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서 주도적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우울한 기분도 조금씩 사라지고 현재의 삶이 즐겁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몇 개월이 흐르다 보니 그래도 일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경제적 부분도 중요하고 아이도 커가고 해서 일 자리를 찾아봤는데 막상 대기업에서 누렸던 부분들이 많이 줄어들고 업무도 잘 맞지 않더라고요. 많은 고민들이 생기더라고요.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압박도 오더라고요. 하지만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저의 조건은 집 근처에서 일을 찾자는 것이었어요. 작더라도 집에서 가깝게 다녀야 가족과도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대기업을 다녔던 시간 속에서 배운 것들도 많지만 대기업이란 굴레가 상대 회사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는 듯하더라고요. 또한 저에게도 전문성보다는 멀티를 요구하는 회사들에 적응이 쉽지 않더라고요. 다양한 회사에 가서 며칠 일도 해보고 했는데 정말 대기업 같은 일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바꿔서 4시간만 일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집 근처에 있는 대형 학원에서 찾았어요. 4시간 만의 조건과 1년 내 학원의 수익을 극대화시켜주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해서 입사를 해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기획안과 학원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학원 원장도 처음 보는 제안서와 기획안들을 관심 있게 보고 대기업에서 했던 경험들을 보여주니 신뢰를 하고 저는 4시간만 일하면서 나머지 시간은 제 개인 삶을 살아요. 돈은 적어졌지만 행복지수는 무지 올라갔어요. 그리고 주도적 삶을 살 수 있으니 그게 행복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한 목표는 이렇게 학원 운영 코디네이터로 이름을 올려서 다른 학원들도 나에게 컨설팅 요청이 오도록 하는 거예요. 학원가의 유능한 운영 코디네이터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어린 시절 보았던 후배였지만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고 치열하게 살아오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는 모습이 너무 대견하다.


 그 많은 시간 속에서 많은 고민들을 해 왔다. 직장생활에 대한 염증도 회사생활에 대한 아픔도 그리고 행복도 느끼면서 스스로를 단련해 왔다. 그 후배가 같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둘 때 나는 그 친구에게 늘 했던 말이 있다.


"지금도 잘 되고 있고 잘 될 거야."


그리고 그 후배가 예전에 내가 썼던 글을 카톡으로 보내준다.


"너의 처음 모습은 감정의 격함이 너를 이끌었지만 지금의 너의 모습은 감정의 고요함이 너를 이끄는 듯하다. 격함이 필요할 땐 격함이 힘이 되고 고요함이 필요할 땐 고요함이 힘이 되는 듯해. 너의 마음속에 담긴 격함과 고요함이 공존하는 너만의 세상을 만들었으면 한다.


내가 회사에 먼저 들어왔지만 난 많이 부족하다. 단지 조금 너보다 나이를 먹었고 조금 먼저 회사에 들어왔다는 것뿐. 너와 나는 친구이다. 누가 낫고 누가 훌륭하기보다 둘 다 서로의 세계가 있고 둘 다 서로의 세계를 이야기할 수 있으며 둘 다 서로의 세계를 이해해 주는 관계가 되었다는 게 난 행복하다.


내가 너의 힘이 돼주기도 하지만 너도 나의 힘이 되어주기도 하니 이보다 더 좋은 친구가 어디 있겠니. 사랑한다 후배야."

회사에서 어린 시절 고민이 많고 방향을 잡지 못할 때 서로를 의지하며 썼던 글이다. 이 글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고 그것을 카톡으로 보내는 후배를 보며 참 너무 잘 성장하고 잘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찐하게 해 본다. 서로가 있기에 자주는 보지 못하지만 걸어왔던 시간을 서로가 공감하고 이해한다는 것. 그것만큼 값진 시간은 없을 듯하다.


육아휴직을 내고 쉬고 있는 후배는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자신의 길을 걸었던 친구이다.  아이들이 커 가면서 서로가 소원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자신의 회사생활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고 한다.


이 시간이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고 과감히 육아휴직을 내었다고 한다. 참 용감하다.


그리고 지금의 시간이 행복하다고 한다. 단지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고 한다. 회사 복귀에 대한 부담은 존재하나 지금 이 시간을 잃고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후회가 커질 듯하다고 한다. 그리고 육아휴직을 보내는 시간이 충전의 시간이지만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자신이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더 심도 있게 생각할 시간이 되어 주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이다. 두 후배다 스스로의 길을 걸어가고 있고 힘든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어 다행이다. 불평불만은 하지 않는다. 어차피 살아가는 게 자신의 몫인데 불평불만을 해 봤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데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들 한다. 회사생활은 이렇게 양면을 지니고 있다. 회사생활은 경제적 혜택을 주기 때문에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에 살아갈 수 있는 자원을 주지만 한편으로 스스로가 지쳐가고 주도적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갈망을 더욱 크게 해 준다. 어느 때는 삶의 회의도 느끼게 하고 사람들조차 미워지게 한다. 분명한 것은 회사생활을 하기 때문에 얻어지는 혜택도 무지 많고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생활을 하던 개인사업을 하던 어느 곳에나 어려움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어떤 식으로 대응하고 반응할지는 우리들의 몫이다.


누구도 그 삶에 관심 가져 주지 않는다. 삶은 그런 것이다. 외롭지만 외롭지만은 않고 두렵지만은 두렵지만은 않고 혼자이지만은 혼자이지 않은 것이 삶이다. 회사생활도 양면이 있기에 각자의 색으로 물들이며 자신의 길을 어느 쪽으로 만들어 갈지 생각해야 한다. 회사생활이 아니라면 다른 방향으로 삶을 개척해 가고 그 멋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도 너무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것이다. 회사는 당신에게 기회를 주지만 회사는 당신에게 아픔을 주기도 한다.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있는 회사는 없다. 회사도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삶을 살아갈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지구의 중심은 자신으로부터 시작이기 때문에 당신의 인생은 자신이 중심을 잡아야 흔들리지 않고 당당히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회사에서도 그 외의 삶에서도 당신 스스로가 당당히 중심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그려 본다.
이전 21화 회사 임원이 되는 가장 좋은 7가지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