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K Aug 31. 2022

줄이 되고 코드가 맞는 사람은 서로에게 스며든다.

연애. 코드인사. 회사생활 서로가 스며들 때 서로를 이해한다.

후배가 지금 만나는 사람에 대해서 고민을 한다.


처음에는 괜찮은 사람으로 만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하고 본인의 패턴이 너무 강해서 계속 사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한다.


" 선배 처음에는 자기 계발 열심히 하고 자신의 스케줄에 맞게 계획적으로 사는 모습이 좋았는데 너무 계획적 삶, 고정적 패턴들이 있으니 주변에 사람들이 많지 않더라고요. 너무 자기중심적이지 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말수도 너무 없어서 속마음을 알 수가 없으니 답답도 하고요. 사귄 지는 얼마 안 되었는데 고민이 돼요."


 "처음 보고 사귀다 보면 다 맞는 사람이 어디에 있냐. 그래도 사람 인성이 괜찮다면 사귀는 게 낫지 않을까"


 처음에는 상대를 사귀어 보라고 했다. 그리고 말수가 없어도 생각이 깊을 수도 있다고 안도감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차이점들이 답답함으로 다가오고 다정다감한 느낌이 없는 상대를 만나기가 부담스러워지는 느낌이었다.


 "전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좋던데. 그리고 다정다감해야 나중에 결혼해도 서로의 가족에게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 솔직히 다정다감한 사람이 좋지.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도 잘 어울려야 좋지. 하지만 다 너의 기준을 맞출 수 없을 거야. 그런데 벌써 이렇게 답답하고 부담스러우면 결혼해서는 더 힘들어질 텐데. 절대 상대의 패턴은 바뀌지 않을 거야. 자기 계발에 집중하고 계획적 삶을 살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의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데 그게 너무 집착으로 비치면 그것도 좀 부담스러울 거야. 그것을 침해당하면 서로 싸울 경우가 많이 생기거든.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다정다감한 면이 있으면 가족들끼리도 좀 더 편해지는 건 맞지. 참 어렵네. 사람 사귀는 게. 대학시절 어렸을 때는 그냥 좋으면 좋으거였는데 지금은 결혼을 전제로 만나야 하니 그러지도 못하고. 서로가 많은 부분들을 비교하고 봐야 하니 어렵네."


연애와 결혼생활을 하다 보니 연애 시절에 좋았던 점들은 오히려 결혼 후에 단점으로 보이기도 한다.


연애 때 말이 없고 차분한 분위기는 결혼해서 답답함으로 다가오고 연애 때 기복 없는 감정은 오히려 결혼 후에는 건조하고 딱딱함으로 다가오는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상대의 진정성을 알고 이해하고 상대의 생활패턴을 감수할 수 있다면 연애가 결혼으로도 갈 수 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은 문제이다. 그런 차이로 인해 많이 싸우고 서로에게 등 돌리는 경우도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상대를 알아가고 상대와 사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리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은 사귄다는 개념보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들 속에서 스쳐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진짜로서 서로의 감정과 공감을 얻으며 인생의 길에 같이 걸어가는 사람은 가족 그리고 내 주변의 극소수의 찐 친구들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 가족끼리도 서로 달라서 자주 싸우기도 하고 친구들끼리도 의견 충돌이 생기는데 하물며 새로운 문화 충돌이 생기는 연인 사이에서는 그런 충돌이 안 생기는 것은 이상한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서로가 만났을 때 편안한 감이 존재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며 서로에게 다정다감한 감정들이 존재한다면 연애와 결혼은 잘 성사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상대를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은 서로가 너무 세상 살아가는 것을 이성적으로만 따지고 살아가서 그런 건 아닐지 모르겠다.



회사는 지금이 인사철이다.


대표이사 및 임원인사가 진행되고 그에 따른 조직개편 및 후속조치가 이루어진다. 누가 남아 있고 누가 떠날지를 궁금해하고 남아 있다면 남은 인원들은 무슨 조직을 맡게 되며 그 밑에 인력들은 누가 나의 상사가 될지를 궁금해한다. 어차피 결과가 나오면 알게 되지만 서로가 먼저 알고 싶어 하고 자신의 위치와 회사에서의 포지션은 어떨지를 그려본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렸을 때부터 같이 업무적으로 호흡을 맞추었던 사람들 존재한다. 이직을 하지 않고 한 직장에서 오랜 경력을 갖추게 되면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 우선 어린 시절부터 또는 어려운 시절에 같이 고생했던 동료들이 잘 되고 회사에서 인정받으면 인정받은 사람은 당연히 자신의 의중을 잘 알고 자신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었던 사람들을 리더 주변에 등용하게 된다. 전혀 모르고 전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을 자신의 주변에 두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코드를 맞추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부담스럽다.


 리더가 되면 자신의 표현하고 보여줄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서로가 손발이 맞아 성과를 창출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회사 생활도 연애와 비슷하게 서로의 코드를 맞추어 가는 게 쉽지는 않은 것은 비슷하다. 회사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좋아서 만나는 게 아니라 업무적으로 만나며 협조와 논쟁이 공존하는 조직에서 서로가 합을 맞추어 가야 한다. 서로에게 합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들이 녹아져야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된다. 회사나 군대에서 흔히 쓰는 말이 있다.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코드 인사라는 말이 있다. 회사생활, 정치 등 모든 곳에서 이 말은 적용이 된다.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 심리란 적어도 자신이 믿고 맡길 사람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이 주변에 없다면 혼자서 모든 일들을 감당하지 못하기에 퍼포먼스도 창출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의 의중을 잘 이해하는 사람과 코드가 맞는 사람을 등용하는 것이다. 그게 줄이 될 수도 있고 코드 인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실력은 이미 어느 정도는 검증이 되어 있다는 걸을 전제로 안면이 있고 서로를 경험한 적이 있는 인물을 등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단지 리더들이 실수하는 것이 등용한 사람이 리더와 있을 때와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극단적 양면을 갖추고 있어 등용된 사람이 좋지 못한 면을 보이게 될 때 리더까지도 같이 흔들리게 되는 경우이다.

 

연애 상대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모든 조건을 갖추기에도 쉽지 않다. 그래서 자주 접하고 경험해야 상대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만나면 그럴 시간이 많지는 않다. 조급해진다. 그리고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상대를 밀쳐내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서로가 편안하고 다정다감하며 서로의 감정표현이 잘 되어 오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직장동료로서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같이 일할 시간들이 필요하고 그 일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줄이 되고 코드가 맞추어진다. 결국 서로가 합이 맞아야 하고 코드가 맞아야 서로가 자석처럼 끌고 끌려가는 것이다. 서로가 안 맞는 코드를 억지로 맞추고 줄이 아님에도 줄을 서려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리고 내가 그 사람의 줄이라고 떠드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서로를 진짜로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이라면 이미 벌써 자신은 그 사람 마음에 들어가 있고 자신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상대는 당신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연애를 할 때도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않으면 서로의 만남이 어려워진다. 그리고 회사생활도 리더와 잘 스며들지 않으면 회사생활은 쉽지 않다. 그것이 이성적으로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스며들 때 진짜 서로에게 줄이 되고 코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리더가 훌륭한 리더가 아니다. 훌륭하지 않은 리더와 결이 안 맞고 코드가 안 맞으면 본인이 지금 리더에 맞추는 방법이 있고 그게 아니면 다음을 기약하거나 당장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누구의 줄이 되고 누구의 코드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워야 하는 것이고 진솔되어야 진짜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전 17화 회사원은 나로 시작해서 나로 끝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