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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Sep 24. 2022

아직 제2의 인생은 남아 있다. 회사 이야기

남은 인생은 아직도 나를 들뜨게 한다.

행복하게 여행하려면 가볍게 여행해야 한다_생택쥐베리


영화 제리 맥콰이어를 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변화가 생기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보여준다. 제리 맥콰이어는 잘 나가는 거대 스포츠 에이전트이다. 누구나 제리 맥콰이어 손을 거치면 비싼 연봉을 받는 선수 계약이 성사되었다. 어느 날 문뜩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선수들과의 인간적 교감 없이 단순하게 비즈니스적으로만 일하는 자신을 깨닫고 모든 직원들에게 자신이 일하는 방법을 바꾸겠다고 선언을 한다. 돈보다는 사람을 보고 일을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다. 하지만 대형 에이전트 회사 소속에 있던 본인의 선수들은 떠나가고 본인에게 남은 사람은 로드라는 미식축구 선수만 남는다. 독립회사를 차리고 자신에게 남은 미식축구 선수 로드를 관리한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게 되며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떠난다. 로드조차 본인의 뜻대로 되지 않아 사업은 어려워진다. 연인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고 모든 상황이 제리 맥콰이어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돈보다는 사람을 보고 일하겠다는 포부가 자신에게는 화살로 돌아와 경제적, 심리적인 압박이 된다.


어느 날 로드와의 격한 말싸움 후 로드의 태도가 달라진다. 제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해도 로드의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가 계속해서 문제가 되어 제리가 로드에게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을 전달한다. 그 후 로드는 달라지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아지며 미식축구에서 스타가 된다. 스타가 된 로드는 제리를 가장 먼저 찾으며 지금까지 자신을 지켜준 진정한 친구라며 감사의 눈물을 흘린다. 제리의 사업은 로드의 성공으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제리를 사랑해주었던 여인과도 좋은 관계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던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헬렌 켈러의 말처럼 제리는 과감한 모험을 선택한 것이다.


 인성이 안 좋은 스타 선수들과의 성공적 계약 등을 하면서 자신이 돈만 아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을 인식하고 변화를 추구한다. 변화가 시작되면서 주변의 상황은 변한다. 변하는 상황에 자신이 누려왔던 혜택들은 사라지고 이제는 정말 홀로 버티고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 자신이 선언했던 말들을 지켜나가야 하고 그것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스포츠 에이전트들은 돈을 보고 계약을 하는 업종이다. 그런데 돈보다는 사람을 보고 일을 하겠다는 당찬 포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든다. 인생에 뜻을 세우는 데 있어 늦은 때라곤 없다는 볼드윈의 말처럼 제리는 더 늦기 전에 뜻을 세운다. 그리고 자기가 걸어가야 할 길을 찾아간다.



며칠 전 지인 두 분을 만났다. 두 분은 조리에서 오랜 시간 일해 오시던 분들이다. 두 분 다 요리에는 명인이시다.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시면서 넥스트의 삶을 생각하신다. 20대로 다시 돌아간다면 이란 가정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한분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20대로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만약 돌아간다면 회사에 소속돼서 일하는 것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나만의 기업을 도전했을 것이다. 너무 안정적 길만 걸어오고 조리라는 길만 보고 달려온 듯하다. 나이가 들어가며 안정적인 것은 좋으나 아쉬움은 남는다” 다른 한분은 “일을 하다 시골로 내려갈 예정이다.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를 짓고 낚시를 하면서 살아갈 예정이다. 그리고 지금에 만족하고 내가 담을 수 있는 만큼 담고 살아가는 게 좋다. 20대로 돌아가도 내 그릇만큼만 담고 살아가고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다.”



유명한 레스토랑의 세프라는 건 매우 치열하게 살아온 것이다. 덕장과 용장을 오가며 주방 안에서 카리스마를 내뿜는 분들이다.


 나이가 들고 후배들이 많아지면서 더 좋은 환경에서 후배들이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은 열정이 아직도 강하시다. 자신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전달해 주고 자신의 영광보다 후배들에게 영광을 돌려주는 세프님들이다. 요즘은 방송을 타고 유명세프로서 인정받는 분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진짜 고수들은 방송에 나오지 않고 자신들의 가치를 많이 드러내지 않으며 살아가시는 분들도 많다. 두 분은 고수다. 주방은 자신을 음식으로 드러낸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자신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음식이 완성되었을 때 세프는 자신의 에너지를 고객에게 전달한다. 드러내지 않지만 내공은 어마어마하다. 자신을 마케팅적으로 어필하지 않지만 이미 고수의 향기는 흘러나온다.


두 분이 걸어온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듯 하지만 지금은 제2막을 준비하려 하신다.


오래도록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게 쉽지는 않다. 그리고 인생에서 변화가 생기는 게 어색하다. 하지만 남은 시간은 많다. 지내온 시간 못지않게 살아가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일 때문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는 보려고 하신다. 아직 식지 않는 열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새로운 여정을 떠나려고 준비하는 세프님이나 안빈낙도를 이야기하는 세프님이나 자신의  철학을 갖고 남은 인생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제리는 변화를 추구하고 결국은 성공하지만 채워지지 않은 부분을 느낀다.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을 찾아가 고백한다.


 "드디어 엄청난 열매를 얻었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어. 허전하고 채워지지 않는 구석이 있어. 세상은 눈물 나도록 비정해. 하지만 사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나는 당신을 사랑할 거야. 나를 채워줘"  


냉정하고 비정한 세상에서도 자신의 철학으로 성공적 삶을 살아온 두 분의 삶에도 허전함이 존재한다. 이 허전함을 채워줄 제2막의 삶을 응원하고 싶다. 제2막의 삶에는 또한 사람이 존재한다. 진정성으로 무장한 진짜 친구들이 허전한 일부를 채워줄 것이다. 인생은 지금 순간이 우리의 과거이고 미래이며 지금 순간의 사람들이 우리의 과거이고 미래이다. 두 분의 넥스트를 뜨겁게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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