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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Dec 08. 2022

익숙함과 낯섦의 가치

익숙함과의 이별은 새로움의 시작이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환경이 본인에게 우호적일 수도 있고 비우호적일 수도 있지만 그것을 떠나 자신이 익숙했던 환경에서 다른 환경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것은 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사람은 익숙한 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뇌는 익숙함으로 회귀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다. 변화를 기본적으로 싫어한다.


뇌의 시스템은 안정적인 것을 원한다.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은 심리적으로 매우 편안하다.


내가 가던 길을 가는 것, 내가 하던 일을 하는 것, 내가 보던 것을 보는 것, 내가 생각했던 대로 생각하는 것, 내가 아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 등 자신이 익숙한 것들을 하면서 느끼는 안정감과 안도감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이탈이 있어도 다시 안전존으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


아이가 며칠을 여행을 가게 되었다. 며칠 동안은 신나게 놀았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학원의 숙제 걱정 없이 놀다가 일상으로 돌아오는 전날부터 힘들어한다.


학교도 가기 싫고 학원의 숙제도 겁이 난다고 밤에 운다. 아이에게는 어찌 보면 한동안 여행 기간이 즐거움과 익숙함을 시간이었다.


학원은 그냥 좋지는 않지만 다닐 수밖에 없던 상황이니 수용했던 것이지만 여행은 자신이 즐거워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며칠을 다녀오니 온몸이 여행에 익숙해지고 패턴이 깨지니 다시 일상이 본인에게는 힘든 시간이라는 걸 인식했던 것이다. 그냥 그렇게 여행하듯이 시간을 보내고 싶고 일상처럼 했던 숙제들이 너무 괴로운 시간으로 보였던 것이다.


밤에 울기 시작한다.


학원도 학교도 가기 싫다고 울기 시작한다. 두려운 것이다. 직장인들이 주말에 쉬다가 월요일에 회사를 나가려고 하면 너무 힘든 것과 같은 현상이다.


주말에 익숙해져 있던 뇌와 몸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려 하니 준비운동이 부족한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 월요일은 직장인들에게 너무 피곤한 시간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하지만 웃긴 것은 월요일 오후가 지나면서 다시 환경에 적응되고 출근 때와는 다르게 익숙해진다. 그리고 주말이 가까워질수록 월요일의 피로도는 떨어진다.


회사에서는 늘 조직개편과 부서 이동이 있다. 매년 임원 인사가 진행되고 직원들의 승진 시즌이 되면 인력의 재배치가 진행이 된다.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회사는 조직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다. 조직이 바뀌는 모습에 따라 자리 이동이 생기고 상사도 낯선 사람이 온다.


조직의 움직임에 따라 자신의 자리도 움직여진다. 회사에서 늘 자신의 자리가 고정되고 상사만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특수 직무나 전문 직무들은 조직이 바뀌어도 본인의 자리는 변동이 없을 수 있지만 직급이 위로 올라갈수록 자리 이동은 빈번하다.


특히 자리 이동과 업무 범위가 변경되면 부담이 된다. 직원들과 익숙하지 않은 업무 파악으로 적응시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 안에는 주변 환경과 업무 파악이 우선이 된다.


 이미 익숙했던 환경에서 벗어난다는 것에 긴장하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인원들과 안면을 트며 그들의 강점과 단점들을 파악하여 시너지를 내도록 사람들을 파악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도 익숙해지겠지만 업무와 부서의 이동은 개인에게는 큰 변화이고 변화는 사람들에게 긴장과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고정적으로 익숙한 것만 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들을 접하면서 자신을 단련시키고 경험을 다양화하며 스스로가 견디어 내는 내공을 키우는 것도 매우 의미가 있다.


컴포트 존에 있으면 자신은 그 세상이 전부가 된다. 하지만 컴포트 존을 벗어나면 오히려 스스로가 넓어지고 확장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이직은 오히려 회사 내 조직개편에 따른 이동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직이 기존에 익숙했던 조직문화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조직문화로 자신을 맞추어 나가야 하는 것이고 인력들도 모두가 낯설기 때문이다.


자신을 챙겨주었던 선후배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길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연봉의 유혹으로 이직을 하게 되지만 조직문화와 사람들과의 갈등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도전이고 자신의 역량을 확장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직이 흔해지는 세상이다. 자신의 발전과 이익을 위해서는 이직은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직을 선택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하고 싶은 열정이 있는 것이다.


 익숙함도 좋지만 익숙함의 편안함을 극복할 수 있는 베너핏을 추구하는 것이다. 분명 많은 도전과 스트레스가 존재한다.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기존 회사의 편안함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도전을 추구하며 자신의 확장성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성향도 많다.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중요한 것은 구본형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익숙함과의 이별"은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늘 하던 것만을, 늘 보던 것만을, 늘 만나는 사람만을, 늘 같은 장소만을 선호하며 안전함을 추구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우리가 새롭고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가고 자신을 확장을 위해 하던 것들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는 것은 꽤 괜찮은 행동이다.


 살아가는 시간은 많다. 그리고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워갈지도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쇼생크 탈출의 샌디라는 주인공은 17년 이상을 감옥에서 탈출구를 파고 있었다.


이미 감옥 생활에 익숙하고 편안하고 대우받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그의 마음속에 진짜 행복은 탈출구를 파며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목표를 갖고 익숙함에 사육되는 않고 자신이 살아가야 할 가치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탈출구를 파는 것이었다.


익숙함에 사육되고 익숙함에 갇히지 말자.

그리고 오히려 낯섦에 자신이 놓여 있을 때 그것들을 수용하며 자신을 강하게 만들자. 사람들의 익숙함과 편안함의 본성을 오히려 낯섦과 도전의 새로움으로 일깨우고 나를 다시 강화시키자. 그것이 우리가 이 세상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 중앙일보. 새 직장, 부서에 가면 3개월은 헤매는 게 정상. 이영희 기자/임선영 기자- 발췌


피로사회를 쓴 한병철 독일 베를린예술대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적응장애는 “이 시대의 고유한 질병”이다. 서구 의학계에서도 적응장애가 정신적 문제로 인지되기 시작한 것은 20~30년밖에 되지 않는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노동 환경이 변화하면서 사람들은 실직과 이직, 파견 등 새롭게 적응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 이전 세대보다 자주 내몰리게 됐다. 경쟁과 성과를 강조하는 분위기도 사람들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대사회는 사람에게 ‘완벽’을 요구한다. 완벽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 자신도 타인도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게다가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남의 눈을 의식하고 평가에 민감하다”라고 적응장애 환자가 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3개월의 법칙’을 기억하라=적응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적응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조급해하지 말라”라고 당부한다.


 하지현 교수는 “내가 생각하는 기준과 새로 옮겨간 곳의 기준이 다를 경우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 믿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인간은 주변에 자신을 맞춰 가는 ‘코핑(Coping·대처) 메커니즘’을 작동시키게 된다. 영국 심리학자 필리파 랠리의 실험에 따르면 사람들이 새로운 습관을 받아들이는 데는 평균적으로 84일이 걸린다. 즉 3개월 정도는 헤매는 게 정상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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