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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Feb 11. 2023

졸업식 날 아들에게 쓰는 편지

졸업식이 주는 기억들

아들이 졸업식을 했다.


유치원에서 졸업을 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정말 애였다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을 보면 조금씩 성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6년을 마무리하는 날 부모님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강당에 모였다. 한 명 한 명의 사랑스러운 손자 손녀 자식들이 초등학교를 마치는 자리에 축하를 해 주시려고 모였다.


 졸업식은 늘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자리이다.


 초등학교의 졸업이 있다면 중학교의 시작이 되는 지점이다. 아이들 한 명씩 저학년 때 얼굴 사진과 지금의 얼굴 사진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화면은 압권이었다.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했고 성장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쌓아 왔던 추억들의 사진을 보여주는 장면은 나의 어린 시절 초등학교를 다시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우선 아이들이 밝다. 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은 에너지 넘치고 밝다. 그리고 아직 덜 때 묻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이 아이들이 중학생이 된다. 책의 무게는 초등학교에 비해 2배 이상이고 공부 과제  또한 지금의 배 상이 될 것이다.


 주변에서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입시 준비가 시작되는 시점이라 말한다. 난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냥 아이가 이렇게 건강하고 무탈하게 자라준 것도 너무 큰 행복이고 사랑스럽기만 한다.


아들에게 물어본다. "느낌이 어때" "잘 모르겠어. 별 생각이 없어" 단순하게 대답한다.


아이보다기분 이 묘한듯하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가 신기하기까지 하다.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꼬마가 어엿한 중학생이 되고 자기주장도 강해진 친구가 되어 옆에 앉아 있다.


초등학교는 울타리 속에 보호막을 쳐 놓고 늘 돌봐야 하는 시간이었다면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은 많은 시간을 공부라는 것에 투자해야 하는 기간이다.


아이가 공부 외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고 다른 분야를 하고 싶다 하면 선택하도록 해 주고 싶지만 그 분명한 목표라는 게 아직까지는 불명확하기에 공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지금도 학원의 학습량에 지칠 때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성장하고 앞으로 나가는 시기가 중고등학교 시절이다. 이 시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실패가 두려워 아무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 실패한 것이 없어도 삶 자체가 실패다._JK롤링


새로 시작되는 중학교 시기를 지나친 방황으로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한다.


신체가 성장하고 달라질 때 정신적으로도 많은 변화들이 온다. 주변에서 보는 것도 듣는 것도 많아진다. 자신의 자아가 더 커질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도 스스로가 무엇을 해 나가고 있고 왜 해야 하는지를 인식하고 걸어갔으면 한다.


지칠 때는 아빠에게 기대기도 하고 투정 부려도 좋다. 어떻게 할지 모르고 혼자 외로울 때는 아빠의 손을 잡고 같이 길을 찾아가도 좋다.


반드시 기억했으면 하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족이라는 존재가 친구 곁에 있기에 너무 걱정 말고 스스로를 잘 만들어 갔으면 한다. 인생의 과정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이 시간들을 아들의 시간으로 만들어 갔으면 한다.


이런 일이 왜 인생에서 일어나지?라고 묻지 말고, 이것이 나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라고 물어라!"-오프라 윈프리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존재합니다.  


누군가의 인생도 시작을 하게 되면 언젠가는 마무리할 시간이 옵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아들의 어린 시절을 보살피고 성인으로 성장시키며 두 분은 나이를 들어가셨습니다.


늘 보살핌만 받다 어느 순간 훌쩍 커 버린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졸업식 때 생각해 봅니다.  아버지가 사 주셨던 경양식집의 수프와 스테이크는 특식이었습니다.


 지금으로 생각하면 수프는 오뚝이 수프에 스테이크는 돈가스입니다. 지금은 너무 흔한 음식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경양식집에서 먹는 음식였습니다.


부모님은 다치지 않고 건강히 자란 아들을 꼭 껴안아 주셨습니다.


아버지는 늘 먼발치에서 축하한다고 말씀하시고 어머니는 손을 꼭 잡고 안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활을 하며 부모님의 품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아들이 가정을 꾸리고 어느새 부모님이 되었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는 많이 쇠약해지셨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과 이별하시며 인생의 졸업식을 마무리하셨습니다.


 부모님의 빈자리를 와이프와 아들이 채워주지만 부모님의 고마움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는 없습니다.


 두 분이 살아계신 시간들은 그냥  늘 든든한 내편이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식을 키우기 위해 당신들의 몸이 쇠약해지시는 동안에도 자식을 원망한 적이 한 번도 없으셨습니다.


당신이 아픈 것보다 아들이 아플까 걱정을 하셨습니다. 이젠 부모님의 사랑을 아들에게 주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존재했기에 지금의 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졸업식은 옵니다.


졸업장을 보고 마지막 한 페이지를 접어야 하는 시점이 누구에게나 옵니다. 그  시간 동안 가족들과 많은 추억과 감정들을 채우고 아이가 추억할 수 있는 기억들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합니다. 그 추억들이 지친 아들에게  숨 쉴 수 있는 졸업사진첩이 되었으면 합니다.


말로도 갈 수 있고 차로도 갈 수 있고 둘이서 셋이서도 갈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한걸음은 자기 혼자서 걷지 않으면 안 됩니다. _헤세


인생은 누구에게나 죽음이라는 졸업을 선사합니다.


남은 삶에 의미 있는 추억들을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아들에게도 이런 말을 전해 주고 싶습니다.


"살아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지만 살아가는 과정이 너를 강하게 만들어 준다. 걸어가는 시간 동안 외롭지 않게 가족이 너를 응원하지만 너를 만들어가는 시간은 분명 외로울 것이다. 


하지만 명심했으면 하는 것은 살아간다는 것이 행복일 수 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늘 너의 가슴에 있다. 살아가는 과정이 행복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갔으면 한다. 사랑해 아들. 건강해라!!! "

아들이 살아가며 기억했으면 하는 가훈입니다.

 "생즉도 생즉학:
사는 게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사는 게 끊임없이 배우는 과정이다."


https://brunch.co.kr/@woodyk/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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