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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Mar 13. 2023

회사생활 속 부캐가 활력이 되는 법

부캐가 소통의 매개체가 된다.

우연하게 어린 후배의 부캐를 알게 되었다.


취미일 수도 있고 재미일 수도 있지만 각자의 색을 갖고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것은 긍정적인 것이다. 그 친구는 타롯을 볼 줄 안다. 스스로 배우고 공부했다고 한다. 늘 조용히 묵묵히 일을 하는 친구로 비치기만 하던 어린 직원이었다. 조직개편 후 아는 직원들과 모르는 직원들이 섞여 있어 모르는 직원들을 알아가던 중이었다. 후배들이 많다 보니 일일이 다 이야기를 자세히 해 본 기회는 많지 않다. 우연히 타롯점을 본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를 통해 그 친구에 대해서 알아가고 싶었다. 시간이 될 때 타롯을 한번 봐달라고 했다. 대신 그에 따른 복비는 점심 식사였다.


연예인만 ‘부캐’(부캐릭터)가 있는 게 아니다. 2030도 직장 문만 나서면 ‘부캐’가 만발하는 시대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재택근무와 탄력근무가 일상화하면서 자신의 재능·취미·시간을 적절히 활용해 ‘제2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엔(N) 잡러’가 늘고 있다. 최근 법인보험대리점 리치앤코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수도권 거주 2030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엠제트(MZ) 세대 5명 중 1명이 실제 엔잡러라고 답한 것만 봐도 이런 추세를 엿볼 수 있다._직장은 하나지만, 직업은 여러 개”… 퇴근하면 ‘부캐’ 활약하는 2030. 유선희기자. 한겨레. 22.4.15


집에서 타롯 책과 카드들을 갖고 와서 점심에 시간을 내주었다. 솔직히 어린 직원에게는 내가 부담스러운 직급의 차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가는 기회가 될 듯했다. 조심스럽게 타롯점에서 뭐를 알고 싶은지 물어 봐 준다. 뭐 당연히 직장인이라면



 "지금 잘하고 있는지?" "사람들과의 관계는 잘 만들어 가고 있는지?" "팀장들, 직원들과는 소통이 되고 있는지?"


기본적으로 궁금하게 생각하는 질문을 했다. 그리고 내가 그 친구에게 물어본다. 타롯점을 본 친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뭔지를 물었다.


젊은 친구들은 뭐에 가장 관심이 많을까 알고 싶었다. 젊은 친구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페인포인트를 알면 도움이 될 듯해서 질문을 던졌다.


"대부분 연애와 결혼, 그리고 직장생활에서 승진 및 이직에 대한 부분을 가장 궁금해해요"


당연한 대답이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연애를 하고 싶은 젊은 친구들에게는 남자 친구, 여자 친구가 중요하면서도 결혼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늘 결혼이란 짐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망설여지기도 한다. 또한 이 사람이 내 사람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도 많다. 이럴 때는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승진은 자신이 회사에서 인정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개인에게는 중요한 사항이다. 이직은 많은 직장인들이 고민하는 영원한 숙제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직장을 찾고 싶고 지금의 답답함을 벗어던지고 싶은 욕구들의 질문일 것이다.

 


본격적으로 나의 질문에 대해서 타롯을 봐준다.


두 개의 카트 세트가 있고 하나는 인간관계, 심리에 대한 카드이고 또 다른 세트는 문제와 해결방법에 대한 카드이다. 나의 질문에 대한 대답 카드 3장을 뽑는다. 3장을 뽑고 카드를 보며 설명을 해 준다.


"일에 있어서 처음에는 잘 진행이 되는 듯하다 조금씩 현실적 한계에 부딪치고 답답할 수 있어요. 다시 3장의 카드를 뽑으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으니 3장을 다시 뽑으세요. 현실적 한계에 부딪히지만 생각하신 대로 밀고 나가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듯해요. 주저하지 마시고 생각하는 대로 진행해야 답답함이 다소 해소되지 더 움츠려 들면 답답함은 계속될 수 있어요."



재미있다. 이런 걸 믿고 행동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냥 타롯이라는 매개체를 사이에 두고 대화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게 재미있다.


"이젠 사람관계, 심리 카드를 해 볼 게요. 3장을 뽑으세요. 음... 지금 사람들과는 잘하고 있고 소통도 잘하고 계시네요. 크게 무리 없어 보여요."


타롯점의 해석을 듣다 보니 한번 더 회사에서의 나의 존재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가장 중요한 소득은 타롯점을 통해 어린 직원과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다. 나의 고민도 이야기할 시간도 가졌지만 그 친구와 작은 교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Z세대라서 소통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소통하는 계기가 없었고 서로에게 진실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줄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타롯이란 매개체는 업무가 아니기에 오히려 소통하기 편하다. 업무적으로는 냉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많지만 어린 후배의 부케 재능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는 시간은 매우 소중했다.


꼰대처럼 한 마디 한다.


 " 이런 취미를 부캐로 갖는 것은 좋다고 생각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소통하고 너를 각인시킬 수 있잖아. 또한 이런 취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경험의 축적이 쌓이고 이게 자신만의 통계가 되어 이야기가 풍성해질 수 있는 것 같아. 나중에 부케의 가치를 높여서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도 가져도 되지 않을까. 타롯점의 유효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정도라고 했잖아. 얼마나 좋아. 한번 봤던 사람들은 6개월 지나서 또 와서 보고 싶으니 재방문도 되고 꽤 괜찮은 부케가 될 수 있겠는데. 계속 공부하고 잘해 봐. 이게 본업이 될 수도 있으니!!"


그 친구에게는 회사생활 속에서 작은 활력소일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나는 그 친구에게 타롯점을 보면서 잘 보이지 않던 직원을 알게 된 게 너무 큰 수확이었다. 또한 조직을 운영해 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우리 직원들이 고민하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고민인


"이직" "승진" "연애" "재테크"


이지만 직접적으로 타롯점을 보면서 그런 고민을 해결하고 싶어 하는 직원들의 심리들을 더 깊게 생각하게 했다. 이런 대화를 하다 보니 어린 시절 나를 떠올리게 된다. 입사 후 늘 고민은 따라다녔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나에게 고민거리는 회사였다. 회사를 이직할지 고민해 본 적도 있고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새로운 곳을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 고민들 속에 나를 강화시킬 수 있는 공부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다. 세상을 더 보기 위해 책들과도 대화를 계속해 나갔다. 직장인 누구에게나 각자의 고민은 갖고 살아간다. 주제는 직장만이 아니라 인생에서 늘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특히 이직이란 주제는 직장인들이 늘 머릿속에 염두에 두는 부분이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경력 10년 미만의 직장인 715명을 대상으로 <첫 직장을 유지 또는 퇴사하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먼저 ‘현재 첫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전체 응답자 2명 중 1명에 이르는 51.0%가 ‘퇴사했다’고 답했다. 첫 직장을 퇴사한 이유 1위는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 때문이라는 답변이 높았다.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 때문에 첫 직장을 퇴사했다’는 직장인이 26.3%(응답률)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낮은 연봉(14.8%)’과 ‘회사의 비전이 낮아 보여서(14.5%)’ 첫 직장을 퇴사했다는 응답자가 다음으로 많았다._직장인 10명 중 9명, “취업 후에도 진로 고민”... 이유는?. 김민수 기자. 22.12.9. 아웃소싱타임스



회사라는 곳이 고용의 안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주는 곳이 아니라 상시 변화 속에 인력의 조정들이 생기는 시대가 도래하여 자신의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은 늘 존재한다.


또한 지금의 해소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다른 곳으로 이직하여 해소하고 싶은 생각들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직이 예전처럼 활성화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직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몸값을 높이고 싶은 생각들은 퍼져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나만 믿고 따라오라는 헛된 구호의 리더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또한 진정성과 교감 없는 업무 활동은 그들에게 의미 없는 리더로서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다름 아닌 자신에게 전력을 다하고 충실하라_공자


누구를 위해서 그리고 회사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보다는 나의 존재를 위해서 나의 발전을 위해서 회사를 다니며 성장하겠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회사생활 동안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면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그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갔으면 한다. 스스로가 더 나은 삶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하되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한 시간을 만들지 말고 회사에서는 업무적으로 충실하되 그 외 시간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부케를 만들어 가는 현명한 직장생활을 했으면 한다. 월급뤼팡은 자신의 삶에서도 뤼팡이 될 수 있다. 회사에서는 자신과 회사가 긍정적 성장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 가며 치열하게 살아가고 그 외 시간은 부케를 탄탄히 만들어 가는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각자의 삶을 풍성히 만들어 가는 현명한 직장생활을 통해 회사도 자기 스스로도 커져 가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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