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라는 곳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이다. 회사의 상황이 어려워지거나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구성원들은 불안한 생활을 하게 된다. 2명 중 1명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고용불안을 느낀다고 한다.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지점
직장인들은 자신의 넥스트를 어떻게 그려 나갈지 고민을 한다. 회사 내에서 포지션과 지금의 나이를 생각하며 회사의 현황을 고민한다. 언제까지 자신이 회사를 다닐 수 있을지라는 의문을 갖고 출퇴근을 한다. 회사를 다니는 모든 직장인들이 거부할 수 없는 이슈이다. 관리자급 리더들은 회사생활의 유한함을 몸으로 매년 느낀다. 언젠가는 떠날 직장이지만 타율적 퇴사가 너무 빨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경기가 안 좋아진다는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남 이야기일 수 없다. 젊은 직장인들은 자신의 가치가 높을 때 이직 타임을 찾아보지만 나이가 든 리더급들은 이직보다는 자신이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승부를 보길 원한다.
IMF 이후 회사는 상시 구조조정 모드
출산인구가 줄고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 시점 정부는 정년 연장을 고민하지만 문서상의 정년연장이 회사에서의 현실감 있는 정년연장과는 거리가 있다. 우선 회사는 구성원들의 나이를 부담스러워한다. 급속히 변해가는 세상에 젊은 층의 빠른 속도감을 바라며 나이 듦의 무거움을 바라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서 정년이란 숫자는 의미 없는 숫자가 되었고 나이와 역할이 회사를 다닐 수 있는 기간을 정해준다. 아버지의 세대는 고성장의 시대로 회사의 구성원들이 늘 부족한 시기였고 정년퇴임을 흔히 보는 시대였지만 이젠 저성장 시대에 그런 훈훈한 장면을 보긴 힘든 시대다.
직장 내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전문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흔하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특별한 전문성이 존재하지 않고서는 관리직이라는 타이틀은 다른 사람으로 늘 대체 가능한 존재이다. 과거에는 회사에서 지내온 시간들이 노하우가 되고 남들이 갖지 못한 역량이었지만 지금은 컴퓨터와 데이터가 그런 노하우를 대체한다. 대체 가능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회사가 어려울 때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회사의 누구도 그런 상황에서 예외자가 될 수는 없다.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신의 넥스트를 고민하는 말을 많이 한다. 고민의 깊이와 처해 있는 상황이 각자 다르지만 대부분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들을 갖고 있다. 이직도 그런 고민 속에 나오는 현상이다. 한 직장에 로열티를 갖고 오래 다닌다는 의미보다는 언제라도 스스로 당당히 회사를 선택하겠다고 생각을 한다. 저성장 속에 회사도 늘 비용절감을 고려한다. 비용절감의 가장 큰 포지션은 인력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사업이 활황이고 성장 시점에는 인력이 부족해서 확장 경영을 펼치지만 사업이 어려워지는 시점이 되면 회사는 긴축 경영에 들어간다. 회사도 생존을 위해서 무거운 몸을 가볍게 한다. 긴축 경영의 시간들이 길어질수록 직장인들의 불안감은 커진다.
하루하루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의 넥스트를 잊고 지내게 된다. 하지만 바쁜 일과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문뜩 자신의 현재 모습을 되돌아보면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이렇게 일을 통해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인지?"라는 고뇌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해 볼까도 생각하지만 회사에 돌아와 일에 빠지다 보면 그 질문을 잊고 현재에 집중하게 된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들
이들은 회사생활이 지금처럼 상사에게 인정받으며 오래 지속될 거라는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회사생활은 누구에게나 유한한다. 스스로가 회사에서 인정받고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지면 겸손하게 배우고 채워나가야 할 것들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퇴사해서 이직을 한 후배가 전화가 왔다. 회사생활이 답답하다고 한다. 조직이 통합되면서 팀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다고 한다. 자존심이 상하고 지금 시점에 스스로가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 한다.
"자존심보다 자존감을 잃지 않았으면 해. 자존심이야 지금 당장의 감정이지만 자존감은 너를 아끼는 감정이잖아. 너 스스로를 잡지 않으면 누구도 너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아. 스스로도 자신의 흔들림을 못 잡는데 어찌 다른 사람들에게 너를 잡아달라고 할 수 있겠니. 상황이 변한 거는 쿨하게 받아들였으면 해. 이걸 부정할 수도 없잖아. 부정하고 싶어지면 너 스스로가 다른 곳에서 부정적 원인을 찾게 되고 그 부정적 생각들이 너를 짓누를 거야.
모든 게 너의 탓은 아니잖아. 팀장에서 팀원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는 조직 구조의 문제인데 너를 탓하거나 하면 더 답답해지고 힘들어져. 말처럼 쉽지 않지만 그렇게 해야 해. 만약 자존감까지 무너지는 느낌이 들면 지금부터라도 너 스스로 변하려고 노력해야 해.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며 너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스스로를 잡아가야 해."
팀장이란 직책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가고자 하는 방향과 실천이 중요하다.
"팀장이란 직책으로 인한 자신감과 자존감의 무너짐보다 너 스스로가 변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더 창피한 것일 수 있어. 너 스스로를 잡아가고 너의 방향을 잘 만들어갈 거라고 나는 믿어. 지금까지도 잘해 왔던 경험이 있으니 우선 너 스스로를 먼저 잡아라.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가 나이가 들수록 더 와닿더라. 너를 되돌아보고 너의 방향을 체크하고 걸어가는 동안 너를 변하 시키려고 노력해. 자존감을 강화시키는 게 진짜 너를 강하게 하는 방법이야. 팀장이란 직책에 얽매이면 네가 지는 거야."
후배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 노력하며 걸어온 시간이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모습에 화가 나 있는 것이다. 치열한 고민과 행동 속에 성과도 있었지만 모든 것이 부족함으로 치부되는 상황이 가슴 아파하는 것이다. 자세한 부분까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이 해 왔던 노력이 절대로 아무것도 아닌 것은 없다.
지금까지 해 왔던 고민과 노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이 걸어온 시간들이 아무것도 아닌 시간은 없다. 스스로가 자신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흔들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다음을 위한 자존감 회복과 행동이 뒤 따라야 한다. 만약 스스로가 변하지 않고 동일한 생각으로 상황에 몰입되어 답답함만을 이야기하면 달라질 것도 없다. 좋은 운도 가까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