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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Apr 20. 2023

회사를 선택할 때 중요한 것... 세상이 변했다.

회사의 복지값이 달라졌다.

회사라는 곳은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목표를 향해 일을 하는 공간이었다.



80~90년대는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있는 직장인들이 직급별 구분된 책상에 앉아 일을 하고 팀장은 모든 직원들의 등을 보며 열심히 일하는지 체크만 하는 시절이었다. 사실 그 시절의 부장급은 지금의 임원 수준 대우와 직급의 파워를 갖고 있었고 임원은 별도의 방과 운전기사까지 제공되는 시절이었다. 권위주의와 직급에 대한 엄숙함이 존재하는 시기였기에  수평적 조직 문화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팀장과 임원자리에는 담배 재떨이가 있었고 사무실 내 흡연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미 이런 이야기는 오래된 골동품처럼 느껴진다.



회사 사무실 풍경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97년 IMF 시절



모든 회사가 경제적 풍랑 앞에 생존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하는 시기였다. 월급도 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들을 내보내야 하고 방만했던 조직을 슬림화 할 필요가 있었다. 팀제가 도입되고 팀장 외 모든 직원은 실무자가 되어야 했고 결재 라인의 단계가 축소되었다. 컴퓨터의 속도와 업무 처리 능력은 빨라지고 기업의 효율성은 증대되었다. IT가 발전하며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전혀 들어 보지도 못한 허무맹랑한 아이디어가 투자를 불러오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심의 시선들이 스타트업의 성공 신화를 접하면서 기존 기업들은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빅테크 회사들은 성장과 수익 구조가 기존의 전통 사업보다 훨씬 뛰어났고 시장의 영향력이 커져갔다. 해외 빅테크 회사의 성공 신화, 한국의 네이버, 카카오 성공 신화 등 그들에게 무슨 비밀이 있을까를 기존 대기업들은 더 깊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우선 가장 차이점을 보이는 것은 조직문화



스타트업의 특징은 스피드, 오픈 경영, 실패를 통한 기회 창출이다. 기존 기업 성공 방식과는 다른 모습이 전개되었다. 기존 기업들은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긴장을 했고 무엇인가 변화를 추구해야만 했다. 대기업 병에 벗어나 빠른 움직임이 필요했고 젊은 층의 아이디어가 절실했다. 갇힌 권위주의의 리더십에서 오픈된 리더십으로의 변환도 꼭 필요했다. 그런 와중에 주변의 환경도 중요한 변화 포인트가 되었다. 개방된 사무실과 스마트 오피스의 모델을 스타트업에서 차용해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게 뭘 바꿀 수 있을까 의문도 드러냈다. 사무실의 칸막이가 낮아지거나 사라지면서 자리 또한 오픈 좌석이 되었고 자리를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율좌석제가 도입이 되었다. 당연히 복장은 그에 맞게 바뀌어 갔다. 넥타이와 양복은 사라지고 자율 복장이 대세가 되었다. 환경의 변화가 생각을 바꿔 갈 수 있다는 전제 조건으로 주변의 환경을 바꿨고 처음에는 어색했으나 젊은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임원의 자리도 별도의 방이 사라지고 오픈된 좌석에서 직원들과 얼굴을 보며 일을 하는 풍경이 되었다. 권위의식들은 서서히 사라지고 권위 또한 많이 내려놓는 분위기가 되어갔다. 언제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 속에 직급의 차이를 허물어 갔고 리더의 모습도 많이 변해왔다.



한 단계 더 조직 문화의 변화를 이끈 것은 코로나



재택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2년 이상 겪은 후 재택은 기본 값이 되었다. 재택에 익숙해진 직원들은 재택을 병행하길 원했고 일주일에 1일 이상은 재택을 선택하며 근무하게 되었다. 또한 시차 출퇴근제는 개인적 사정에 따라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이젠 워케이션이라는 조직문화까지 도입되고 있다. 직장이 아닌 어디에서든 근무할 수 있는 조건이 되었기 때문에 고정된 사무실이 아닌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장소에서 언제라도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급여가 부족해도 재택, 시차출퇴근제, 워케이션 등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율 권한 제도들이 제공되어 급여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회사의 복지 제도가 되어 가고 있다. 젊은 직원의 이탈률은 자율 선택 제도를 도입한 후 떨어지고 있고 이런 제도 도입 여부에 따라 회사의 조직문화가 평가받는 시대가 되었다. 입사지원자들은 회사의 자율 권한 제도 여부를 보고 회사를 판단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젠 회사의 복지 값이 달라졌다. 



경조사비, 휴가, 콘도 이용 등의 제도가 대단한 복지라고 생각하지 않는 시대이다. 오히려 시차출퇴근제, 재택, 워케이션 등이 복지값이 되어 가고 있다. 조직문화의 변화는 급격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되면서 그런 제도를 활용한 월급뤼팡도 등장한다. 근무시간을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자신의 이익에 활용하는 직원들이 나타난다. 하지만 그런 로스율은 인정하고도 시차출퇴근, 재택 등의 제도는 복지의 기본값이 되고 회사의 경쟁력 비교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회사가 그런 제도를 도입한 후에도 성과가 좋다면 굳이 로스율이 두려워 관리 감독을 위한 시간과 인력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 예전에도 어느 회사나 로스는 존재했고 월급뤼팡은 존재했다. 그런 인력들을 어떻게 걸러낼지는 고민이 되겠지만 전반적으로 성과나 조직문화가 개선된다면 새로운 제도는 정착된다. 미국의 빅테크는 코로나가 끝나고 재택을 포기하고 사무실로 원복 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일 것이다.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근무의 유연성과 자율 권한 제도 등은 대세로 유지될 것이다.


 

'전략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잘 세우고 나서 비이성적이라 골칫거리 같은 조직문화를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정이 과연 바람직할까요? '전략 수립 → 적합한 조직문화로 변화 추진'과 같은 순차적인 방식이 요즘처럼 빠르게 경쟁하는 세상에서는 적합할까요? 조직문화를 '토양'으로 간주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저는 "조직문화가 전략을 낳는다."라고 주장합니다. 문화가 전략을 낳고 선택하고 자라게 합니다. 전략을 세우고 나서 뭘 해볼 게 아니라 평소에 조직문화를 일상적으로 잘 가꿔야 합니다. <우리 조직의 운영체계는 무엇인가 조직문화 통찰, 김성준>


이런 변화 속에 리더와 중간 관리자의 리더십은 고민이 된다.



과거의 리더십은 통용되지 않으며 꼰대라는 단어로 평가절하될 것이다. 변화를 수용하고 변화를 배우려 하는 태도와 직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며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어찌 보며 지금의 리더는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 직원들이 나타내는 각자의 모습을 인정하고 다양한 모습 속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커스터마이징 해야 하는 역할 일 수 있다. 디지털화, 비대면 문화가 가속화될수록 건조함이 조직에 만연할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리더는 이성만이 아닌 감성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여 직원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도둑이 되어야 한다. 조직문화가 달라질수록 리더의 정체성에 대한 고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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