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K May 23. 2023

책 쓰기, 돈 벌기, 책방 하기

책을 쓰고 싶은 열망이 커져만 간다.

책을 쓰고 싶다는 갈망이 더 커져간다.


글쓰기가 좋아 순간들을 기록하고 적어왔다.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한 글들을 바늘로 꿔메서 의미 있는 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 각자의 고민들이 글을 통해 조금씩 치유되고 성장의 촉매가 되었으면 한다. 글을 쓴다는 게 처음에는 나를 치유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현실의 답답함을 잠시라도 벗어나서 자아의 내부로 들어가 그 속에 있는 생각들을 끄집어내는 과정이었다. 간혹은 힘들고 아프기까지 하지만 글이 써지는 시간만큼은 오롯이 나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살아가며 겪는 순간순간이 글의 재료가 되고 만나는 한 명 한 명이 글의 이야기가 되어 준다.


어느 때는 예상치도 않게 멋있는 글들이 써지기도 하지만 어느 때는 정말 볼품없는 글로 마무리짓기도 한다. 책을 읽다가도 문장 하나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글의 영감이 되어 나만의 글이 생산되기도 하다. 써진 글들이 혼자만의 시간으로 외롭게 묻혀 있지 말고 세상으로 보내져 생명의 씨앗을 만들고 싶다. 아마 써 왔던 글들을 묶고 쪼개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들이 새로 쓰는 것보다 고통스럽기까지 할 것 같다. 집안의 잡동사니를 버리고 청소하고 간결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처럼 책을 쓴다는 것은 출간의 기쁨 뒤에 고통의 시간들이 존재할 것이다.


책을 쓰고 싶다.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을 쓰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그 꿈이 더 커진다. 작은 소망이었지만 작은 소망이 진짜로 현실화되기를 기대하게 된다. 지금까지 썼던 글과 써야 할 글들을 어떤 방향으로 정리해 나갈지 고민이 된다. 글이 쓰이는 순간순간이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쌓여가는 글들을 재정리하는 시간은 고통일 수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생을 살면서 기쁜 일도 슬픈 일도 괴로운 일도 있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글은 삶의 동반자였다. 그리고 자아를 알아가고 성장할 수 있는 생각의 쉼터였다. 백지에 첫 단어가 쓰이기 시작하면 무엇이든 쓰게 된다. 고통스럽게 쓰는 글들이 아니라 생각했던 이야기를 쓰는 시간이었고 내가 아는 인생의 지인들이 캐릭터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쓰도록 도와주었다.


어릴 적 순수한 마음에 나의 가장 마지막 직업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회사를 입사했을 때부터 나의 작은 꿈은 작은 서점 하나 해 보는 것이었다. 서점이 돈을 버는 서점으로서가 아니라 지인들이 언제라도 쉬다가 가는 서점을 만들고 싶었다. 서점을 빙자한 사랑방을 운영하고 싶었다. 사람은 언젠가는 사라진다. 사라지기 전까지는 좋은 분들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게 작은 서점이고 나의 작은 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베풂을 받기만 한 가족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고 든든한 응원자인 주변의 동료와 후배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 주변의 이렇게 좋은 분들이 있어 지금까지 외롭지 않게 살아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점을 빙자한 사랑방이라는 것을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그래서 이런 작은 꿈을 실현하고 싶어서라도 경제적 수단인 돈을 벌고 싶은 것이다. 돈을 벌어 거창한 것을 하고 싶고 욕심을 부려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좋은 분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마음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공간을 주고 싶다. 돈 때문에 만나기 꺼리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경제적 부분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작은 책을 통해 나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 가장 소중한 가족에게는 나의 책이 나의 살아온 시간들의 유언을 남겨 주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책을 쓰고 싶다. 나의 주변사람들이 막걸리 한잔에 추억을 생각하며 즐거워할 수 있는 작은 서점에서 우리들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서점은 책이 있는 곳이지만 우리들의 쉼터였으면 한다.


그래서 책을 쓰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월요병, 익숙함, 낯섦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