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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Aug 01. 2023

Why를 말해주는 선생님이 필요해

자신의 색이 담긴 자신만의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네요.

테니스와 골프를 잘 치시는 선배가 이야기한다.


"레슨을 받는데 대부분 강사분들이 원리나 이유를 말하기 전에 기술을 가르쳐 주는 거야. 왜 이렇게 되어야 하는지 어떤 원리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설명 없이 프로처럼 그냥 폼과 테크닉을 이야기하는 거지. 그렇다는 것은 반대로 그들에게는 자신만의 매뉴얼, 자신만의 논리와 이론이 없다는 거 아닐까! 그리고 수강생마다의 특성을 분석해서 그런 원리와 이유를 쉽게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상황을 볼 때마다 좀 답답하긴 하더라고"


자신만의 매뉴얼, 자신만의 논리와 이론


우리들은 책과 영상 매체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운다. 전문가들이 넘쳐나는 시절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을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도 없고 메시지가 전달이 안 될 때가 있다. 배우는 사람 각자의 수준이 달라서 일 수 있고 전달자의 전달력이 부족해서 일 수 있다.


누구나 자신만이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


자신만의 매뉴얼이 있고 자신만의 논리와 이론이 있다. 만약 살아오며 그런 것이 없다면 남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을 지배할 수도 있다. 우리가 왜 존재해야 하고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너무 막막한 질문일 수 있다. 막막한 질문에 누구도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다. 각자의 생각이 있고 각자의 살아오는 방식이 있다. 그런 생각과 방식이 질문에 답이 될 수는 없다.


각자 살아가는 방식과 각자 살아오는 방식은 어찌 보면 폼과 테크닉만을 배우며 살아가는 것이다.


원리와 이유가 없고 전체의 그림이 없이 폼과 테크닉만을 이야기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폼과 테크닉만을 배운다는 것은 자신이 어디를 향해서 가는지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깊은 성찰과 고통의 성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만의 매뉴얼, 자신만의 논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이 취약한 부분이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흔들린다.


 자신을 다른 사람들의 삶에 놓아버린다. 다른 사람들의 옳지 못한 이야기에도 그게 옳은 듯 따라가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같이 동조하며 휩쓸려 간다. 자신은 두 다리로 땅에 서 있지만 두 다리는 내 다리가 아니다. 내 영혼을 빼앗긴 흔들리는 갈대가 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말고 귀를 막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옳은 말들을 귀 담아 듣고 자신의 색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라는 말이다. 훌륭한 분들의 말과 행동은 우리에게 배움을 준다. 그분들의 폼과 테크닉을 배우라는 말이 아니라 그분들이 갖고 있는 진심성과 진정성을 배우고 그들이 삶을 어떻게 바라보며 행동하는지를 보라는 것이다.


훌륭한 분들은 자신만의 매뉴얼과 논리, 이론이 있다.


그냥 사는 대로 살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궤적을 살아가며 시행착오를 한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매뉴얼을 업데이트시키며 자신의 삶을 늘 되돌아본다. 만약 그분들이 수정 없이 보완 없이 업데이트 없이 자신의 매뉴얼을 방치해 두면 그 매뉴얼은 문이 닫힌 창고의 먼지 쌓인 고서일 뿐이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어리석은 이는 그것을 마구 넘겨 버리지만, 현명한 이는 열심히 읽는다. 인생은 단 한 번만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상 파울)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와 논리를 간직한 자신의 매뉴얼을 쌓아가자.


시간의 축척에서 오는 경험과 이야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자신의 매뉴얼을 업데이트하자.

딱딱함보다 유연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 가자.

그리고 테크닉보다 먼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자. 그 그림 속에 테크닉을 넣어보자.


자신의 매뉴얼을 만들어가는 방법은


첫째, 낙서를 하며 글을 쓰는 것이다.

기록하고 자신의 생각들을 글로 적어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들을 글 속에 녹여 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생각이 깊어지고 자신이 하루하루 행동과 생각했던 것들이 정리가 되며 자신의 색들을 입혀갈 수 있다.


둘째,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을 쓴 저자의 생각과 삶의 궤적을 읽고 느껴보는 것이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내용들을 보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찾는 것이다. 책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들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해 주고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보물 창고이다.


셋째, 주변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성찰하는 것이다.

주변사람들의 삶이 나와는 다르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우리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것이고 날것이기에 우리에게 전달하는 말들이 살아있다. 그들의 삶을 보며 자신의 삶을 생각해 보고 주변사람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진심 있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이다.


마지막, 또  다시 낙서를 하며 글을 쓰는 것이다.

결국 이런 모든 경험과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고 삶의 깊이를 넓혀가는 것이다. 낙서를 통한 글쓰기는 자신의 매뉴얼을 만들어 가는 매우 소중한 도구이다.


자신으로 살아가고 자신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그 속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쌓이고 쌓이는 퇴적층에 수많은 자신의 낙엽들이 축척된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그 이야기 속에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존재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같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누구이고 자신이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스스가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찾아가려 노력 속에 삶에 대한 자신의 매뉴얼이 만들어질 것이다. 매뉴얼은 늘 변경되고 수정된다. 고정된 값으로 있지 않고 소프트한 생각들이 지속적으로 쌓여가는 것이다. 폼과 테크닉을 먼저 배우려 하지 말고 그것이 왜 필요한지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매뉴얼과 이론을 만들어 가자.


그것이 자신의 삶에 자신만의 향기와 색을 내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을 읽으며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자화상(自畵像)


                         윤동주 / 시인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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