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K Feb 13. 2024

소중한 손님, 혼자라는 공간의 의미_혼자 사는 일상

혼자라는 공간이 주는 일상의 의미

행복의 기준이라니. 행복에 어떤 기준이 있단 말인가! 만약 행복에 어떤 기준이 있다면 그건 진짜 행복일 수 없다. 수 많은 사람이 저마다 다른 환경과 상황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행복을 잴 수 없다는 말이다. 내 식대로 표현한다면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로 물어야 한다. 행복은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서 꽃향기처럼 들려오는 것을 행복이라고 한다면, 멀리 밖으로 찾아 나설 것 없이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그것을 느끼면서 누릴 줄 알아야 한다. <홀로 사는 즐거움_법정스님>


혼자 숙소에 지내면서 나만의 공간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숙소라는 곳이 퇴근 후 쉬는 공간이지만 이곳은 공부도 하고 글도 쓰며 식사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것도 혼자서. 가족의 눈치도 없고 나 혼자만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새벽 시간에 자연스럽게 글도 쓰고 내 속에 있는 생각들을 정리해 나갈 수 있다.


새벽 시간이 가장 아름다운 이유는 적막이 흐르는 조용한 시간의 흐름에 오롯이 나만의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숙소라는 나만의 공간은 직원들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사업장 내 숙소가 직원들에게 오픈이 되게 되면 업무와 나만의 시간이 분리되지 못해 생활과 시간이 쓸모없이 소진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자신만의 공간은 유지하며 자신에게 투여되는 시간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려 한다.


하지만 숙소가 오픈되는 날이 있다.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오실 때다. 집에서는 가족들의 의견도 중요하고  손님도 불편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초대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은 휴양지 내 나만의 공간이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초대가 가능하다.


소중한 손님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나의 삶에 색을 더해주고 함께하는 시간은 나의 삶에 의미를 더해준다. 소중한 손님들과의 짧은 시간은 추억을 마음 속에 새겨 놓는다. 숙소에 온 손님들은 나의 공간을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주고 나의 공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서울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친구 가족이 놀러 왔다. 워낙 친하기에 사업장에서 일하는 나의 모습과 생활을 궁금해했다. 소중한 손님은 오는 것만으로도 너무 소중한 시간이다. 오히려 친하고 서로를 아끼는 사람일수록 일하는 업장에 방해를 주려 하지 않는다. 신경 쓸까 봐 본인이 더 노심초사한다. 반대로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은 분들은 필요한 것만 얻으려 한다. 그런 분들은 진심으로 대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단지 부담으로만 느껴질 뿐이다.


친구 가족들에게 주변을 설명해 주고 저녁에 식사를 같이 한다. 그냥 잠시라도 얼굴을 보며 인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서로의 근황을 들으며 서울이 아닌 휴양지에서 또 다른 친밀감을 느낀다.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다. 이곳이 하나의 추억이 되어 가족들이 두고두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해 주고 싶다.


마음이란 구걸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먼저 타인에게 마음을 다했을 때, 비로소 남의 마음을 물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_조윤제 지음>


놀러 온 가족들에게는 가족들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 또한 가족들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 편안하게 쉬고 즐기고 가족들끼리의 시간을 가지시게 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는 내 숙소를 보고 싶어 한다. 숙소는  이렇게 소중한 분들에게는 흔쾌히 오픈 된다. 이 공간이 있다 보니 너무 좋은 점은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나의 선택으로 소중한 손님을 언제라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숙소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 그리고 숙소라는 곳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소중한 분들에게만 보여줄 수 있다. 친구는 내가 혼자서 지내는 게 불편하고 외롭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숙소를 보며 잘 지낸다는 생각에 안도한다.


혼자라는 시간이 외롭다는 것보다는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야 할 것과 해보고 싶은 것들이 수 없이 많은 공간이다. 공부할 것도 무지 많다. 또한 이렇게 소중한 친구들에게 잠시라도 내가 있는 공간에 초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도 너무 기쁜 일이다.


소중한 친구들은 나의 인생에서 늘 소중하다. 의미 없는 관계의 수많은 선들이 얽혀 있는 것보다 몇 명이라도 인생에서 소중한 친구들이 있다면 난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런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너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들과 나와의 사이를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은 인생의 행운이다.



숙소는 일하는 곳, 공부하는 곳, 글 쓰는 곳, 책에 심취할 수 있는 곳이다. 나에게는 의미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소중한 친구들를 프라이빗하게 초대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주기도 한다. 혼자 살아가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가치 있고 의미 있다. 나라는 존재를 더 깊게 바라보지만 나의 소중한 사람들도 더 깊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준다.


홀로 사는 사람은 고독할 수는 있어도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고독에는 관계가 따르지만, 고립에는 관계가 따르지 않는다.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관계 속에서 거듭거듭 형성되어 간다.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으려면 먼저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자기관리를 소홀히 하면 그 누구를 물을 것 없이 그 인생은 추해지게 마련이다. <홀로 사는 즐거움_법정 스님>


세상은 혼자이기도 하고 같이이기도 하다. 혼자만 있을 수 있지만 또한 소중한 사람들이 당신 곁에 있는 한 혼자일 수는 없다. 어릴 적 어머니가 집에 찾아오는 손님을 맞이할 때 늘 작은 음식이라도 준비해 드리고 기분 좋게 지낼 수 있도록 편안하게 해 주신 그 기분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오신 손님에게 뭐라도 만들어 주시려 하고 뭐라도 주려 하신 마음을 알 것 같다. 그리고 손님이 돌아가는 길에 미소 짓고 가시길 바랬을 것이다. 소중한 손님이 오실 때 어머님의 마음처럼 그렇게 맞이 하고 싶다.


혼자라서 좋다. 혼자라서 시간이 소중하다. 혼자라서 찾아오는 소중한 손님들이 더 의미 있다. 그리고 혼자의 시간을 가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며 "나"라는 존재를 아끼며 일상을 삶으로 만들어 가야겠다. 이런 모습이 나를 찾아주신 소중한 손님에 대한 보답일 것이다. 혼자의 공간이 초대의 기회가 되고 초대의 기회가 혼자의 공간을 더욱 빛나게 해 준다.


당신은 혼자만의 공간이 있는가? 혼자의 공간은 당신에게 기회의 공간이 되어 줄 것이다. 그렇게 혼자의 시간은 의미를 만들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다. 그런 일상이 모여 당신의 삶이라는 여정에 큰 의미를 선사해 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혼자 생각한다는 것_50대 가장 혼자 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