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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geun Apr 03. 2019

와구와구 책 먹기

[책] 책 먹는 법_김이경

책 먹는 법_김이경




어떻게 이 책을 읽게 됐나요?



A: 사실 이 책을 고를 때 되게 배가 고픈 상태였어요. 베를린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장 봐 둔 게 하나도 없는데 리디 셀렉트에 "책 먹는 법"이라는 책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아 배고픈데 뭐라도 먹어야지 하면서 그냥 다운로드하였어요



A: 또 TMI이긴 한데 제가 책은 잘 안 읽어도 책이 얼마나 제 삶에 좋은 영향을 주는지는 잘 알거든요. 그래서 독서에 관한 책을 되게 좋아해요. 중요성을 상기시켜주니까요. 제일 좋아하는 책이 뭐냐고 물어보면 바로 생각나지는 않지만 다섯 손가락 안에 박웅현 작가의 "책은 도끼다"가 무조건 나와요. 책에서 얼마나 많은 걸 뽑아낼 수 있는지 알려준 책이에요. 평소에 저는 그렇게 감성적이지도 않아서 문맥에서 많은 감정적인 부분을 뽑아내지 못하는데, 이 분은 책에서 온갖 거를 뽑아버리시더라고요. 너무 대단해서 박웅현 씨 스피치 보러 외대 갔던 것도 기억이 나요. 이만큼 독서에 관한 책을 좋아해서 "책 먹는 법"을 무심코 다운로드하였던 것일 수도 있어요.




어떤 책인 것 같아요?


A: 먼저 이 책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저자분이 저와 한 100000단계 차이나는 분인데 제가 "독서"에 관해서 얼마나 알겠어요. 다만 저자분은 독서의 이유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신 것 같아요. 그 흔적들이 많이 등장하거든요. 사실 이 책은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해 줘요. 다만 "왜"에 대한 고민이 매우 치열하셨기에 그 뒷부분들이 물 흐르듯이 이해가 돼요.



Q: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너는) 왜 책을 읽나요? 사실해야 할 것들이 되게 많잖아요. 학교 수업도 들어야 하고, 사람들도 만나야 하고. SNS도 한 번씩 체크해줘야 하고...



A: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아요. 아직은 어리기에 그냥 허겁지겁 읽는 느낌이 강한 것 같아요. 그래도 말해야 한다면 "성장"을 위해서 읽어요.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책의 말을 행동으로 100% 옮기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되새김질을 조금이라도 하려고 해요. 저도 저자분의 내공의 1%라도 되었으면 좋겠어요.



Q: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A: 두 가지 정도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하나는 "질문하면서 책 읽는 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요. 앞으로 행동에 꼭 옮기려고요.



질문하면서 책 읽는 법



삶의 물음을 새기는 독서는 스스로를 성찰하게 합니다. 왜 이 책을 읽는가? 이 책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왜 이 문장에 밑줄을 긋는가? 이 문장이 네 인생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이 문장을 받아들인 너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질문을 할수록 문장의 무게가 커지고 생각이 깊어집니다. 그리고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게 됩니다.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며 무엇을 바라고 무엇이 부족한지 숙고하게 됩니다.



A: 사실 저같이 생각 없이 독서를 하게 되면 읽고 나서 딱히 남는 게 없는 것 같아요. 물론 한 장이라도 더 읽는 게 좋다고는 많은 분들이 말해주시지만 시간 투자 대비 딱히 효율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 허탈할 때도 많거든요. 그렇다고 책을 그저 읽어가야만 한다는 얘기를 맹신하며 갈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이 글을 보니깐 질문의 답을 구하려고 책을 읽던 예전의 제가 떠올랐어요.



되돌아보니 질문에서 답을 구할 때 하는 독서가 가장 몰입이 잘 되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 한 번 "질문"에 되게 꽂혀있었을 때가 있었어요. 인턴 시절에 운 좋게 유명 벤처기업의 CEO 분과 다대일로 얘기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는데, 한 직원 분의 질문이 회의의 본질을 꿰뚫었거든요. 1시간 정도였는데 그냥 그 질문 하나로 압축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때부터 질문에 꽂혀서 "나는 제대로 질문 하나 못하는데 이거 어떡하나..." 하면서 "질문은 어떻게 하는 거야???" 이거... 하면서 한 두 권 정도 사서 읽었거든요. 그러니깐 어렴풋이 답이 잡히더라고요.


당시 읽었던 책_고수의 질문법



그래서 이제는 책을 읽을 때 표지에 왜 이 책을 읽는지 적으려고요.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그냥 표지가 예뻤는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다고 이런 헛소리라도 적으려고요. 책에서 최대한 많은 걸 꺼내야겠어요.



사피엔스 앞 표지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


소설 『파이 이야기』로 유명한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은 자기 나라 수상 스티븐 하퍼에게 4년 동안 무려 101통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문학 작품을 하나씩 소개한 편지에 책까지 동봉해서 문학을 읽으라고 권한 것인데, 수상 비서가 의례적인 답장만 보낸 것으로 보아 수상이 그의 조언을 들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마텔이 시간과 돈을 써 가면서 이런 수고를 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복잡한 21세기에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공감하는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논픽션보다 문학이 더 절실”하며, 국민을 잘 이끌려면 “세상이 실제로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꿈꾸는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라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꽤 설득력 있지 않나요?


편지를 모은 책은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강주헌 옮김, 작가정신, 2013)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도 출간되었는데, 맨 앞에 마텔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 편지가 실려 있습니다. 하퍼 수상은 절대 문학 작품을 읽지 않는, 그래서 “똑똑하지만 재미는 없는 사람”이고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니 결코 본받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편지지요. 저 역시 문학 작품을 읽지 않는 것을 지성의 증표쯤으로 여기는 독서인들을 종종 봐 왔던 터라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그의 지적에 공감이 가더군요.


이는 문학은 감성을 키우며 감성은 이성보다 열등하다고 여기는 현대의 풍토를 반영합니다.



Q: 문학에 관한 내용은 부분은 왜 인상적이었어요?



A: 왜냐면 딱 제게 하는 말 같았거든요. 솔직히 말해 저는 독서 편식이 매우 심해요. 대부분 경영 경제서이고 간혹 가다 인문학 서적 한 권정도 밖에 없죠. 소설을 읽었던 게 언제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도 않아요. 고등학교 시절에 수업 듣기가 싫어서 몰래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들을 제외하면 딱히 생각나지도 않아요... 군대에서 읽었던 노르웨이의 숲 정도?



헌데 위에 있는 책 내용을 보시면 문학을 등외시하고 비문학만을 읽은 사람을 "똑똑하지만 재미없는 사람"이라 칭했어요. 사실 제가 최근에 이렇게 되어가고 있었던 것 같았거든요. 원래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이가 먹으면서 그마저도 있던 재미와 사람다움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이런 것들이 딱딱한 경영경제서만 고집했던 책 취향에 기인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현상에 대한 이해는 가능해도 이보다 한 발 더 나가는 해결책을 떠올리는 것은 많이 힘들었어요. 뭔가 이게 문제인 것은 알겠고 원인에 대한 해결책 정도는 알겠는데 해결의 큰 그림은 잘 떠올리기 힘든 느낌? 그런데 책이 인용한 문장을 보면 "세상이 실제로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꿈꾸는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라고 말해요. 그리고 문학은 저 능력을 가져다준다고요. 딱 저한테 하는 말이지 않나요. 문학으로 뇌를 말랑말랑하게 만들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기계처럼 딱딱하고 고리타분하거든요. 그래서 바로 문학책을 섭렵할 수는 없으니 비문학 5권을 읽을 때 한 권 정도는 문학책을 섞으려고 다짐했습니다.






위에 언급한 질문과 문학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더라도 정말 좋은 글들이 많았던 책이었다.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궁금하다거나.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저 책에 관한 생각이 궁금할 때. 한 번씩 읽으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책을 읽기 시작한 게 입대했던 22살부터라고 생각하면 이제 4년 반 정도가 흘렀다. 책 덕분에 많은 것을 되돌아보고 더욱더 성장하는 기간이었고, 앞으로도 책에게서 많은 배움을 얻으며 더 성장하였으면 좋겠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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