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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geun Aug 13. 2019

일하는 마음

[독서]


자기소개서를 쓰다 문득 책이 읽고 싶었지만 다른 짓을 한다는 죄책감을 가지기 싫어 일과 관련된 책을 골랐습니다. 가볍게 읽기 좋았던 건지 아니면 자기소개서를 쓰기 싫은 마음이 앞섰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책은 술술 읽혔습니다. 다양한 커리어를 경험해본 제현주 작가님의 이야기와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읽으면서 "닮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였어요.




인상 깊게 읽었던 구절들을 되짚어 보려고 합니다. 나중에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할 때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겨야 할 것 같은 문장들입니다.



“일을 잘한다” 함은?


개인적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1) 논리적이고 2) 끝까지 하며 3) 새로운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다 책을 보며 이 특징들을 하나로 묶어줄 단어를 찾았습니다. "탁월함". 저와 주변 친구들이 목숨을 거는 "전문성"이 아니라 탁월함이요. 작가님은 탁월함이란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통해 스스로 쌓아가는 역량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제 단어로 바꿔본다면 일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지지자(知之者) 불여호지자(不如好之者), 호지자(好之者) 불여낙지자(不如樂之者)


모두가 한 번쯤 들어본 "천재는 좋아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라는 '논어'의 공자 말씀입니다. 박사 수준의 논문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지금 많이 아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다른 이와 나를 구분 지을 수 있는 능력은 집중력이고 이는 이 일을 좋아하는지나 의미가 있는지에 따라서 갈리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 일을 즐겨보지는 못했지만 애정이 있는 일을 할때만큼은 이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던 걸 기억합니다. “아 대충 적당히 끝내야지”가 아니라 나 자신이 만족하는 결과물이 나올때까지 하고 싶더라구요.


나는 “전통적인 의미의 전문성을 어떻게 갖추느냐보다는 자신만의 탁월성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 전문성이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인정이라면, 탁월함은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통해 스스로 쌓아가는 역량이다.


맥킨지라는 모범생 조직 안에도 교복 입은 학생 같지 않게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딱 보면 알 수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이 정말 멋있게 보였는데, 나와 뭐가 다른가 생각해보면 그 사람들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풀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하더라고요. 탁월하게 일을 하기 위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죠.”


탁월성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그럼에도 더욱 가지기 어려운 것이다. 탁월성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자격 조건 같은 것은 없지만, 시스템의 내부에 안착해 그저 시간을 쌓는 것만으로 탁월성을 획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조직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남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와 별개로, 자기만의 만족 기준, 달성하려는 목표를 가진 사람이 탁월성을 만들어낸다.



일을 잘하려면?


무작정 달려드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잠깐 멈춰 서서 생각을 한 뒤에 움직이는 것이 더 효율적일 때가 있더라. 이런 생각을 더욱 구체화해준 구절들입니다.


일을 그저 잘하려고만 하지 말고, 일의 본질과 의미를 알고 어떻게 하는지에 집중하자. 과정의 요소들을 파악하기


내 훈련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정확하게 깨달은 것은 얼마 전 시어도어 다이먼의 《배우는 법을 배우기》를 읽으면서였다. 몸을 쓰는 기술에서 인간의 정신과 신체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작동하는지를 다룬 책이다. “대개 배움의 열쇠는 애쓰는 것이 아니라, 멈추어 명료하게 생각하는 데 있다. 즉, 당신이 늘 하던 방식대로 행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 배움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핵심은 ‘나’의 ‘성장’이 아니라 내 눈앞의 과업(무엇)과 그것을 해내는 방법(어떻게)에 집중하는 것이다.




와닿았던 구절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선택은 그렇게 명백한 법이 없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시도해야 할지, 이제 할 만큼 했고 더 이상 희망은 없는 것인지, 결코 알지 못한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우리는 그때의 선택을 좋았던 것으로, 혹은 나빴던 것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뿐이다. 인생의 거의 모든 선택은 좋은 것일 수도 나쁜 것일 수도 있다. 상처는 언제나 전환의 계기로, 성공은 변심의 출발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목표와 계획과 상상을 일단 말해야 한다. 거기에서부터 무엇이든 시작된다.


“창업자가 되고 사업체의 대표가 되는 데 충분한 준비 같은 건 없어요. 아무리 준비를 해도 예상치 못한 일이 닥치고, 어려운 일투성이 일 텐데요. 결국 그 모든 걸 무릅쓸 만큼 충분히 큰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가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넘어서야 할 어려움의 크기보다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가 더 커야만, 그 괴로움을 뚫고 나갈 동력이 생기는 거니까요. 책임을 줄이고 느슨한 형태로 조직을 꾸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 속도와 밀도가 떨어지는 건 당연해요. 가닿을 수 있는 크기도 당연히 다르겠죠. 적당히 손익분기를 맞추면서 작지만 꾸준히 꾸리는 수준도 괜찮다면, 그렇게 파트너십의 형태로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죠. 그렇지만 최대한 멀리, 최대한 빨리, 최대한 크게 가고 싶다면, 책임과 리스크를 피하고도 그럴 방법은 없어요. 둘 다 가질 순 없어요. 그걸 외면하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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