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나만의 글쓰기 루틴 만들기 – 꾸준함의 기술

by 박동욱

글을 쓰는 데 가장 어려운 게 뭘까?
좋은 문장을 찾는 것? 감정을 표현하는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장 어려운 건 ‘꾸준함’이다.

예전에도 경험했고, 지금도 너무 잘 안다.
꾸준함은 정말 어렵다. 하지만 글을 쓰려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글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한 번에 몰아서 쓰는 글보다, 조금씩이라도 이어 쓴 글이
훨씬 더 깊고 단단해진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늘 계획과 다르다.
개인적인 일로 하루를 쉬고, 컨디션이 안 좋아 이틀을 쉬고,
그러다 3일이 지나버리면, 흐름도 잃고, 패턴도 잃는다.
다시 시작하려고 앉으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 쓰는 법’을 다시 배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꾸준함이 무너졌을 때, 다시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마음을 바꿨다.
브런치 연재 글처럼 ‘완성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그냥 글을 쓰는 것 자체를 해보기로 했다.

그날의 나를 짧게라도 적는다.
오늘은 어떤 하루였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
거창한 글이 아니라도 괜찮았다.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와서 좀 처졌다.’
‘커피를 마셨는데, 괜히 예전 생각이 났다.’
그 정도의 기록이라도 충분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 다시 그 글을 읽어보면 신기하다.
며칠 전의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감정 속에 있었는지
글을 통해 되돌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날의 나와 지금의 내가,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든다.

글쓰기에 루틴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꾸준히 쓰는 것만이 글을 이어가게 하기 때문이다.
완벽한 글을 쓰지 못하더라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감각만은 잃지 않게 해 준다.

매일 한 편의 글을 완성하라는 게 아니다.
글쓰기 루틴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단 한 줄이라도 좋다.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둔 한 문장, 노트 구석에 툭 써놓은 단어 하나라도.
그것들이 모이면, 다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요즘 생각한다.
꾸준함은 결심이 아니라 습관이라고.

결심은 쉽게 무너진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내일부터’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온 순간,
결심은 무너진다.
하지만 습관은 다르다.
이를 닦는 것처럼, 하루 한 번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글을 쓰는 일이 익숙해지면 멈추는 게 오히려 어색해진다.

어쩌면 루틴이란, 글을 ‘억지로’ 쓰는 게 아니라
글쓰기를 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섞는 법이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듯,
잠들기 전 가볍게 음악을 듣듯,
글을 쓰는 것도 그렇게 생활의 일부로 만드는 것.

그렇게 되면 글쓰기는 부담이 아니라,
숨 쉬듯 하는 일이 된다.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만이 안다.
꾸준함은 글을 바꾸는 게 아니라, 글 쓰는 사람을 바꾼다는 것을.

쓰는 습관을 잃지 않는 것,
쓰지 못하는 날에도 ‘내일은 쓸 거야’라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
그 마음이 있다면 글은 언제든 다시 이어질 수 있다.

나는 믿는다.
루틴은 글쓰기의 ‘틀’이 아니라 ‘다리’다.
글이 멈추지 않도록, 나와 글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오늘도 나는 그 다리를 건넌다.
어쩌면 비틀거리면서, 때로는 멈춰 서면서도.
하지만 중요한 건, 다시 글 앞에 앉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
그 마음이 있다면, 글쓰기는 결국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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