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잃어버린 나의 꿈에 대하여

『불안정한 우리』

by 박동욱

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 꿈이 뭐였지?’
한때는 그 꿈을 좇느라 밤도 새우고, 그 미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감성이 희미하게 지워진 채 당장 눈앞의 일들을 처리하느라 하루가 다 간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예전의 꿈은 어느새 ‘낭만 시절의 이야기’로 분류된다.
마치 오래된 사진처럼, 꺼내 보기엔 예쁘지만 지금과는 상관없는 장면처럼 느껴진다.




나는 그런 꿈들을 마음 한구석에 넣어두었다.
처음에는 ‘잠시 미뤄두는 것뿐’이라 생각했지만, 그건 곧 잊힘으로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꿈을 가진 사람이었는지조차 흐릿해졌다.
그 빈자리를 메운 건, 목표 없는 반복과 책임감뿐이었다.

그런데 살아보니, 꿈이란 한 번 정해놓고 끝까지 변함없이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의 상황과 삶에 맞게 수정하고 다듬는 게 더 현실적이었다.
그건 타협이 아니라 ‘지속’이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지금의 나에게 맞게 조율하는 것.
그렇게 변한 꿈은 더 이상 과거의 잔상이나 허무한 이상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동력이 된다.




어느 시기에 나는 예전의 꿈을 완전히 버렸다고 생각했다.
그 꿈을 이룰 조건도, 환경도, 에너지도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른 길을 걷다 보니 그 꿈이 다른 형태로 다시 나타났다.
마치 오래전 심어둔 씨앗이, 전혀 다른 계절에 뜻밖의 싹을 틔우는 것처럼.
그때 알았다. 꿈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모양을 바꾸는 것’이라는 걸.




지금의 나는 꿈을 이렇게 정의한다.
한 시절의 전부였던 열망이, 세월을 거치며 더 현실에 맞는 옷을 입는 것.
과거에는 그 꿈이 나를 증명하는 ‘타이틀’이었다면,
이제는 나를 유지하게 하는 ‘방향’이 되었다.
방향이 있으면, 속도가 느려져도 길을 잃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요즘, 꿈을 ‘업데이트’하는 일을 종종 한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가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
그 과정에서 버릴 건 버리고, 필요한 건 다시 꺼낸다.
이렇게 조율된 꿈은 더 오래, 더 현실적으로 나와 함께 간다.




혹시 지금, 예전의 꿈이 너무 멀리 느껴진다면 이렇게 해보자.
그 꿈의 ‘본질’을 찾아보는 거다.
그때 내가 정말 원했던 건 ‘직업’이었는지, ‘삶의 방식’이었는지, 혹은 ‘느낌’이었는지.
본질을 찾아내면, 지금 상황에 맞게 새롭게 입힐 수 있다.
그게 꿈을 지키는 또 다른 방법이다.


꿈은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때를 기다리며 다른 모습으로 살아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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