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끝은 다시 시작이 된다

by 박동욱



끝은 언제나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한다. 더는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막막함 앞에서 우리는 깊은 숨을 내쉬고, 길을 잃은 듯 서성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된다. 끝은 사라짐이 아니라 다른 흐름으로 이어지는 문턱이라는 것을.

해가 바다에 잠길 때, 그것은 소멸이 아니라 다시 떠오르기 위한 준비다. 바다는 잠시 어둠을 받아들이지만, 그 안에서 새벽의 빛을 잉태한다. 그렇게 세상은 단절이 아닌 순환 속에 놓여 있다. 오늘이 저물면 내일이 열리고, 겨울이 닫히면 봄이 다시 돌아온다.


삶도 그와 다르지 않다. 지나간 날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또 다른 결을 이루며 쌓인다. 실패는 다시 일어서는 힘이 되고, 상실은 새로운 만남의 여백을 남긴다. 우리가 겪는 끝이라는 순간들은 사실 새로운 길로 이어지는 숨겨진 입구다.


모든 끝은 다시 시작이 된다. 그 단순한 진실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끝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바다 위로 번지는 빛이 매번 달라지듯, 우리의 하루도 늘 새롭게 빛난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다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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